경제·금융 정책

한국, 세계 자유무역 중심에 서다

인도·페루와 협정 이어 한·EU FTA 내달 6일 정식서명<br>각국 보호주의 강화·회귀속<br>무역장벽 타파 리더십 발휘


인도ㆍ페루 등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 이어 세계 최대 규모인 한ㆍ유럽연합(EU합) FTA가 오는 10월6일 정식 서명되면서 한국이 세계 자유무역을 선도하는 국가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세계 각국은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등을 통해 보호무역을 타파하자고 수시로 입을 모았으나 자국 산업 보호 및 경기부양과 일자리 창출에 주력하면서 오히려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 반면 우리나라는 EUㆍ인도 등 거대 경제권과의 FTA를 통해 세계 무역장벽을 허무는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각 대륙을 잇는 중심축으로서 자유무역을 선도하는 것이다. 26일 정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10월6일 서명에 이어 내년 7월 한ㆍEU FTA가 발효되면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시장이 열리게 된다. 한ㆍEU FTA(2008년 기준 19조3,000억달러)는 16조9,000억달러 수준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보다 경제규모(GDP 기준)가 크며 쌍방 교역량은 NAFTA에 비해 2.5배 더 크다. 우리나라는 지난 1월 인도와의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을 발효한 데 이어 8월 한ㆍ페루 FTA를 타결했다. 3년째 표류해온 한미 FTA 역시 비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는 "글로벌 위기 속에서 주요 국가들은 비관세장벽 등 보호무역을 강화한 반면 우리는 자유무역체제 확대에 선봉장 역할을 했다"며 "글로벌 사회에서 한국의 지위가 더욱 확고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 경제학자 모임인 GTA(Global Trade Alert)에 따르면 2008년 워싱턴 G20 정상회의 이후 올 상반기까지 시행된 각국의 보호주의 조치는 모두 650여개에 달한다. 특히 최근 들어 심화된 미국ㆍ중국ㆍ일본 등의 환율전쟁은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를 더욱 높이고 있다. 반면 우리는 미국ㆍEUㆍ중국 등과 FTA를 추진하고 있다. 이들 거대 경제권과 FTA를 추진하는 경제규모 세계 10위권 이내의 국가는 우리가 유일하다. 미국과 중국ㆍEU 역시 다른 국가와의 FTA를 추진해왔으나 이들이 지금까지 맺은 FTA는 소규모 국가들과의 협정에 그치고 있다. 내년에 한ㆍ페루 FTA와 한ㆍEU FTA가 발효되면 우리의 전체 교역량 중 FTA 특혜무역 비중은 전체의 25% 수준으로 늘어난다. 늦어도 내년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는 미국ㆍ터키ㆍ콜롬비아ㆍ호주 등과의 FTA가 발효되면 비중은 50%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1월 기준 FTA 교역이 우리나라 전체 교역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4%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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