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쿨비즈’라는 말 들어 보셨나요? 쿨과 비즈니스의 합성어로 넥타이를 매지 않은 간편한 캐주얼 차림을 뜻하는 말인데요. 지난 해 전력난 해소를 위해 주요 공기업과 대기업이 쿨비즈를 권장했는데요.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쿨비즈’ 복장이 정착되면서 찾는 사람도 늘고 남성복 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습니다. 정훈규 기자입니다.
(기자)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는 여름이 시작됐습니다. 흐린 날씨에도 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합니다.
시원한 복장의 여성들과 달리 정장 차림을 피할 수 없는 남성 직장인들의 경우 마땅한 여름옷이 없어, 찌는 듯한 한낮 기온을 그냥 참아야만 했습니다. 때문에 여름철은 남성의류 비수기로 꼽혀왔습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냉방전력 소비를 줄이기 위해 ‘노타이’차림의 ‘쿨비즈’를 권장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여름철 남성의류 시장에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노타이’는 기본, 다양한 색상의 재킷과 셔츠까지, 직장문화가 변화되자 더위를 피하기 위해 남성들이 옷을 구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국내 한 백화점의 경우 한해 전인 2012년 여름시즌 대비 남성 정장 매출은 14% 줄어든 반면 비즈니스 캐주얼 상품군은 24% 신장했습니다.
‘쿨비즈’가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자 의류업계는 ‘쿨비즈’ 상품 생산량을 대폭 늘렸습니다.
<인터뷰- 김영대 제일모직 커뮤니케이션2그룹>
“‘쿨비즈’문화가 확산되면서 고객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재킷과 반팔 셔츠의 경우 지난 해보다 20% 이상 물량이 증가 됐습니다”
‘쿨비즈’가 국내 기업문화로 정착되기 시작하면서 의류업계는 컬러 체크 프린트 재킷 등 보다 과감한 디자인의 여름 남성복을 출시했습니다.
가벼운 무게에 청량감을 주면서도 공식적인 자리에서 품격을 유지할 수 있는 ‘쿨비즈 룩’의 비결은 바로 소재에 있습니다.
<인터뷰- 이지영 빨질레리 디자인 책임>
“시원한 린넨의 특성을 살리되 구김을 방지해 줄 수 있도록 폴리에스테르와 혼방을 한 소재들이 많이 나오고 있고요. 조직 또한 ‘씨어써커’라고 해서 약간 울퉁불퉁한 조직으로 인해 입었을 때 착용감이 굉장히 시원한게 특징이고요”
최근 반바지를 즐겨 입는 남성들이 늘면서 업계에서는 비즈니스 룩의 반바지도 내놓고 있습니다.
패션 전문가들은 적당히 몸에 붙는 스타일에 무릎길이 반바지를 선택하면 품위를 유지하면서도 시원한 비즈니스 룩이 가능하다고 조언합니다.
“업무 효율을 높이고 냉방 전력 수요를 줄이기 위해 시작된 기업들의 ‘쿨비즈’ 문화가 비수기였던 여름철 남성의류 시장을 블루오션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서울경제TV 정훈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