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아마추어 골퍼들이 아시안게임 남녀 개인 및 단체 금메달을 싹쓸이했다. 덕분에 골프는 한국의 ‘효자 종목’으로 부상했다. 11일 밤(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골프장(남자 파72, 여자 파73)에서 끝난 제15회 도하 아시안게임 골프경기에서 한국 대표팀은 남녀 개인 및 단체 4개 부문의 금메달을 모두 차지했다. 한국 골프가 전 종목 금메달을 휩쓴 것은 지난 82년 인도 뉴델리 대회 이후 아시안게임 출전 24년 역사상 처음이다. 남자 골프가 금메달을 따낸 것은 지난 86년 서울 대회(단체전 금)이후 20년만이며 2관 왕이 된 것은 사상 처음. 여자 골프는 지난 90년 개인과 단체 금메달을 휩쓴 뒤 16년 만에 영광을 재현했다. 이날 가장 가슴 졸인 경기는 남자 개인전이었다. 남녀 개인 및 단체 4개 부문 중 유일하게 선두가 아닌 상황에서 시작된 이 경기에서 김경태(20ㆍ연세대)는 중반이후까지 선두였던 대만의 판쳉충을 따라잡지 못한 채 2타차 2위를 달렸다. 그러나 파3의 13번홀에서 김경태가 버디를 잡아낸 반면 판쳉충이 더블보기를 하면서 한 홀에서만 3타차가 나 순식간에 순위가 바뀌었다. 이후 김경태는 침착하게 파 플레이를 펼쳐 1타차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성적은 2언더파 70타,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였다. 김도훈(17ㆍ영신고)은 9언더파 279타로 공동3위에 올랐으나 백카운트에서 밀려 동메달을 따지 못했고 강성훈(19ㆍ연세대)은 7언더파 6위를 기록했다. 이 세 명의 합계로 한국은 최종합계 836타를 기록, 인도를 13타차로 따돌리고 단체 금메달을 따냈다. 여자부 경기는 개인 및 단체 경기 모두 8타차 선두로 금메달을 예약한 채 경기를 시작했다. 개인전에서는 유소연(16ㆍ대원외고)이 이날만 5언더파를 보태며 합계 29언더파를 기록, 9타차 1위로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이어 최혜용(16ㆍ예문여고)이 19언더파 공동 3위를 기록했으나 백카운트에서 앞서 동메달을 따냈다. 이 두 선수의 선전으로 한국은 단체전에서 534타를 기록, 일본을 13타차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추가했다. 한편 골프 종목의 금 싹쓸이에 힘입어 한국은 종합2위의 목표 달성에 크게 다가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