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봄까지 매 주말 밤을 떠들썩하게 할 블록버스터가 16일(이하 한국시간) 개봉한다. 오후8시45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스완지의 올드트래퍼드 개막전을 시작으로 2014-2015시즌에 돌입하는 잉글랜드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는 내년 5월 말까지 계속된다. 새로 승격한 레스터시티와 번리·퀸스파크를 포함, 팀당 38경기를 치르는 가운데 미드필더 기성용(스완지)과 수비수 윤석영(퀸스파크)도 블록버스터의 출연진이다.
◇새로운 왕을 모셔라=사람을 무는 '악동' 루이스 수아레스(바르셀로나)는 지난 시즌 31골로 득점왕에 오른 뒤 잉글랜드(리버풀)를 떠났다. 이제 관심은 왕관을 쓸 새 주인공에게 모인다. 후보는 여럿이지만 절대 강자가 보이지 않아 더 재미있다. 지난 시즌 '7위 굴욕' 뒤 루이스 판할 감독의 부임으로 빠르게 재정비되고 있는 맨유에는 알다시피 웨인 루니가 있다. 13일 올 시즌 주장으로 선임돼 책임감이 크다. 2004-2005시즌부터 맨유에서 뛰고 있는 루니는 매 시즌 두자릿수 득점은 지켰지만 득점왕 경험은 없다. 27골로 2골 차 2위였던 2009-2010시즌이 타이틀에 가장 가까웠다. 지난 시즌은 17골. 혼란스러웠던 루니의 역할을 판할 감독은 로빈 판페르시와의 투톱으로 한정할 계획이다. 데뷔 이후 12년 만의 첫 득점왕 등극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2012-2013시즌까지 2년 연속 득점왕 판페르시가 네덜란드 대표팀에 이어 판할을 다시 만나 부활한다면 루니와 '집안싸움'을 벌일 수도 있다. 판페르시의 이름이 등에 박힌 맨유 유니폼은 그가 부진했던 지난 시즌에도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맨유는 13일 발렌시아를 2대1로 꺾어 시즌 전 경기일정을 6전 전승으로 마감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검증을 마치고 건너온 '골 도사'들도 있다. 아틀레티코 소속으로 지난 시즌 득점 3위(27골)에 올랐던 디에구 코스타(첼시)와 바르셀로나에서 아스널로 갈아탄 알렉시스 산체스가 그들. 산체스는 지난 시즌 21골에 14도움을 쓸었다. 지난 11일에는 맨체스터 시티와의 커뮤니티 실드에 선발 출전해 이름값을 재확인했다. 코스타도 13일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친선경기로 펼쳐진 홈 데뷔전에서 혼자 2골을 터뜨리며 2대0 승리에 앞장섰다. 지난 시즌 득점 2위(21골) 대니얼 스터리지(리버풀), 맨시티의 리그 2연패에 없어서는 안 될 세르히오 아게로(17골)와 에딘 제코(16골)도 후보군에 올려야 한다. 임대생 신분이었다가 에버턴으로 완전 이적한 로멜루 루카쿠(15골)는 다크호스로 꼽힌다.
◇기성용 "세 번째 시즌 목표는 스완지 10위 진입"=수비형 미드필더 기성용과 공격형에 가까운 길피 시귀르드손의 미드필드 조합이 스완지 전체의 키를 쥐고 있다. 2011-2012시즌 임대 신분으로 스완지에 몸담았던 시귀르드손은 토트넘에서 두 시즌을 뛰고 스완지로 돌아왔다. 2012-2013시즌 스완지에서 EPL에 데뷔한 기성용은 지난 시즌 선덜랜드에 임대됐다가 복귀했다. 시귀르드손과는 처음 손발을 맞춘다. 스완지는 골잡이 미추를 이탈리아 나폴리로 임대 보냈지만 윌프리드 보니의 짝으로 바페팀비 고미를 프랑스 리옹에서 데려왔다. 보니는 지난 시즌 팀 내 최다 득점(17골)을 기록한 공격수. 고미는 프랑스 대표팀 출신이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에콰도르 대표로 뛴 제퍼슨 몬테로도 측면에 활기를 더해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시즌을 12위로 마친 스완지는 이적생들의 적응 여하에 10위 진입이 달려 있다. 기성용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선덜랜드 임대 기간 자신감과 경험을 많이 쌓았다. EPL에서 벌써 세 번째 시즌을 맞는데 개인적인 성장은 물론 팀의 10위 진입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2부리그 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온 퀸스파크는 리오 퍼디낸드(전 맨유)를 영입하는 등 꽤 탄탄하게 새 시즌을 준비했다. 팀이 2부에 있을 때도 출전 기회가 적었던 윤석영은 입지를 넓히기가 더 쉽지 않아 보인다. 퀸스파크는 16일 오후11시 헐시티와 홈경기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