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홍현종의 글로벌 워치] 지구촌 M&A 열풍 속으로

저금리 따른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에 시장 후끈<br>韓·中·印등 투자환경 좋아져 외국인 몰려들듯<br>"美금리인상전 일치르자" 상반기 M&A급증예상


“세계는 지금 M&A 열풍속”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업계의 시도에 투자 수익을 노리는 국제 사모펀드들까지 끼어 들며 지구촌 기업 인수 및 합병(M&A)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닷컴 붐 뒤 4년 만의 일이다. 지난해 시작돼 올해 기세를 더할 것으로 보이는 이 메가 트렌드 한 가운데 아시아, 그 중에서도 한국이 있다. 올해 금융 및 자본시장 최대 관심 중 하나인 글로벌 M&A 시장을 전망해본다. 미 월가가 꼽는 올 최대 화두는 금리, 그리고 또 하나가 M&A다. 몸집 불리기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시도는 글로벌 기업 환경은 물론 올해 주식시장에도 금리와 함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을 배경으로 M&A가 부활하며 신흥시장으로의 자본 유입이 급증하고 있다. 한편 이런 흐름 가운데 놓쳐서는 안 될 특징 하나는 국제 사모펀드(PEF) 들의 움직임. 올 M&A시장 판도가 이들에 의해 좌지우지될 가능성 때문이다. ▦봇물 M&A, 배경은?=닷컴 붕괴 후 썰렁했던 지구촌 M&A 시장에 불길이 지펴진 건 작년 특히 하반기부터. 특히 12월에는 월 기준 M&A 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세계 M&A 규모 역시 4년래 최고치, 전년 대비 33%나 증가한 1조8,320달러에 달했다. 미 넥스텔-스프린트간 합병(350억 달러)을 비롯 굵직굵직한 M&A가 줄을 잇고 있고 인수 프리미엄도 계속 오르는 추세다. 톰슨 파이낸셜에 따르면 최근 미 기업들 경우 M&A시 인수업체 주가에 평균 28%나 되는 프리미엄을 얹어주고 있다. 올해 지구촌 M&A 시장이 더욱 뜨거울 것임을 예고하는 징표다. 거시 측면에서 M&A 붐의 1차적 배경은 전세계적인 저금리 기조, 그리고 그에 따른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 때문이다. 금리가 지난해부터 조금씩 오르고는 있지만 아직은 낮은 수준의 금리 상황 속에 넘치는 유동성이 기업들을 인수합병시장으로 끌어 내고 있다. 또한 기업 측면에선 주가가 상승하고 기업 실적이 호전되면서 다른 업체들을 인수해 몸집을 불릴 여력이 생겨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전략적 필요에 의한 M&A는 특히 IT(정보기술) 업체사이에 두드러진 현상이다. ▦신흥권 특히 아시아로 몰린다= 일본을 제외한 지난해 아시아 M&A 규모는 총 1410억 달러로 역시 4년래 최고다. 이 같은 성장세가 올해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신흥시장, 그 중에서도 아시아권이 그렇다. 이는 선진국들의 경우 지난 2000년 과도한 M&A 후유증이 아직 남아 있는 반면 신흥권의 시장 성장세와 투자 매력은 갈수록 확대되기 때문. 특히 투자 그룹들은 한국 등 동북아시아가 가치를 높여 되팔 수 있는 우량 기업들이 많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다수 신흥국들이 외국인 투자에 유리한 방향으로 각종 정책을 경쟁적으로 변경해가는 추세도 원인이다. 폭발적으로 M&A가 늘고 있는 중국과 인도의 경우는 국내도 국내지만 기술 역량 확보, 선진시장 개척 등을 위해 기업들의 해외 M&A 투자를 큰 폭으로 늘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가가 나서 기업들의 해외투자를 장려하는 중국의 경우 올해 위앤화 가치 상승 가능성을 감안하면 특히 유리한 조건이 형성될 전망이다. 글로벌 M&A 붐과 관련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 따르면 올해 해외직접투자(FDI)는 최근 수년 정체상태에서 벗어나 지난해 대비 20%가 증가, 약 7,40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이 같은 FDI는 개도국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다국적 기업들의 투자 환경이 개선되고 있는 결과다. ▦진(陣) 치고 있는 국제 사모펀드, 적대적 M&A 성행 예상=“국경을 넘나들며 기업인수합병을 주도하는 등 자본주의 제왕(Capitalism’s kings)으로 사모펀드가 새롭게 등극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의 최근 보도다. 올해 글로벌 M&A 시장 관련 가장 눈여겨봐야 할 점은 전세계적으로 2700여 개에 이르는 국제 사모펀드들의 움직임이다. M&A 시장 문전에 특히 미국계 사모펀드들이 진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 대 기업의 인수합병이 아닌 이들 주도의 M&A가 최근 부쩍 느는 것은 거품론이 일고 있는 부동산이나 주식시장을 대신할 만한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현실에 특히 신흥권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기업 인수합병이 갖는 매력 때문이다. 따라서 전문가들 중에는 이들 사모펀드에 의한 적대적 M&A가 올해 사상 유례없이 많아 질 것이란 점을 금년도 글로벌 M&A 시장의 가장 큰 특징으로 예측하기도 한다. 론스타가 한국과 일본 시장을 겨냥한 50억달러 규모의 새로운 펀드를 이미 조성한 데 이어 칼라일 그룹도 한국과 중국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10~14억 달러 펀드를 조성 중이다. 이밖에 JP모건에퀴티파트너스(10억달러) 워버그 핀커스 씨티벤처캐피털 등 많은 수의 사모펀드들이 비슷한 전략으로 줄줄이 대기중이다. 한편 올해 글로벌, 특히 미국내 M&A 시장의 확장 추세와 관련 지켜봐야 할 변수는 미국의 금리다. 올해 전세계적인 금리 동반 상승이 예상되고 있어 이자율이 오르기 전에 싼 금리로 돈을 빌려 기업을 인수하려는 경우가 특히 상반기중 몰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주식시장의 관점에선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M&A가 시장 침체를 막을 수 있는 대안으로서의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가를 보는 것이 관측포인트다. 월가는 올해 금리 상승에 대해 시장을 받쳐줄 대항마로 M&A를 꼽고 있다. 올해 글로벌 M&A 시장은 어떤 형태로든 사상 유례없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M&A와 함께 A&D(인수 및 개발)와 전략적 제휴, 또한 글로컬라이제이션(현지화 경영)도 글로벌 경영 심화 추세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달러 약세와 금리와 맞물리며 또한 시장 변동성도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업경쟁력 향상이 아닌 투기 대상으로서의 인수합병이 기승을 부릴 확률이 높다는 점에서 금년은 특히 신흥국들이 바짝 정신차려야 될 해일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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