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주>CMC/핸드백 등 피혁제품 수출외길(여성기업 탐방)

◎장식 하자발견땐 망치·집게·칼들고 공항으로 달려가/“중기육성자금 지원 부도남편 신용문제로 보증서 못받아 난감”핸드백과 구두 지갑,다이어리등 피혁제품을 생산 판매하는 (주)CMC.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허름한 6층짜리 건물 한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는 이회사는 지난 7월 여성경제인의 날 통상산업부장관표창을 받은 모범 수출기업이다. 사무실 입구를 가로막고 있는 피혁 원단을 피해 각종 제품 샘플이 어지럽게 널려있는 사무실 한켠에 18년째 피혁 일에만 매달려온 강봉임(44)사장의 철제 책상이 놓여져있다. 정돈되지않은 사무실 분위기가 영세 중소업체임을 한눈에 느끼게한다. 강사장은 지난 7월 통상산업부장관표창을 받은 이른바 잘나가는 여성기업인이다. 송파구와 서울시에서도 강사장의 기업인의로서의 열의를 인정해 중소기업 육성기금과 자금을 각각 1억원과 5천만원씩 지원하기로 했다. 불황으로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강사장에게는 가뭄에 단비같은 지원이었다. 하지만 막상 자금 지원을 받으러 나선 강사장은 분통을 터트릴수 밖에 없었다. 정작 기술신용보증기금에서 보증서를 만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몇년전 부도를 낸 남편의 신용을 문제 삼았기때문이다. 『남대문시장터에서 시작해 혼자힘으로 이날까지 사업을 일궈왔는데 새삼스럽게 남편의 부도 전력을 문제 삼아 보증서를 만들어주지 않는다는게 도대체 말이나됩니까』 얘기가 여기에 이르자 강사장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졌다. 『6년전 사업을 하던 남편이 부도를 내 수십억원의 채권을 모두 변제했습니다. 칭찬은 못해줄 망정 여성기업을 돕겠다는 정부기관에서 오히려 문제를 삼아 대출 길을 막아버렸다는데 기막힐 뿐입니다. 혼자 힘으로 일어서 사업을 꾸려가는 기업인을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차별대우하고 있는 것입니다』 강사장이 남대문시장의 잡화상을 거쳐 핸드백 제조업을 시작한 것은 지난 84년. 「로사 핸드백」으로 시작한 사업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숱한 고비를 겪어야했지만 이번일처럼 허탈하기는 처음이다. 일본에 수출하기로 되어있는 핸드백 장식에 하자가 발견됐다는 얘기를 듣고 집게와 망치, 칼만을 집어들고 공항으로 달려나가기도했다. 수출도 자체브랜드만 고집하고 의장 특허만도 50여개를 갖고 있는 강사장은 여성기업인들사이에 뚝심있는 기업인으로 통한다. 하지만 요즘 그녀도 힘에 부쳐보인다.자금지원을 받아 하청업체들에게 납품 대금이라도 주려던 그녀의 소박한 꿈이 여지없이 깨졌기 때문이다. 그래선지 그녀는 요즘「남편은 뭐하십니까」라는 질문만 나오면 신경이 곤두선다.<이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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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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