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기후변화' 성장동력 삼자

올여름 늦더위와 함께 지구온난화가 화제다. 언론에서도 연일 지구가 더워지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TV에서 지구촌 한구석의 홍수장면과 내리쬐는 햇볕에 땅이 갈라지는 화면을 보여주며 지구온난화에 대한 위기와 대책을 촉구한다. 사실 국제사회는 오래 전부터 지구온난화에 대비해왔다. 기후변화는 개별국가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UN은 지난 92년 기후변화협약을 채택하고 2005년에는 국가별로 온실가스 의무감축량을 구체적으로 정하는 교토의정서를 발효했다. 그러나 모든 국가들이 이산화탄소 감축이라는 명분에는 적극 동의하지만 실제로 이산화탄소 감축에는 소극적이다. 자국의 산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명분과 실리라는 이중적인 복선을 가지고 있다. 전세계 이산화탄소의 22%를 배출하는 미국이 교토의정서에 서명을 하지 않은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유럽보다 기후변화대응 기술력이 열세인 미국으로서는 자국의 산업보호뿐 아니라 첨단기술개발을 통한 새로운 산업의 창출과 세계시장의 선점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인지도 모른다. 이러한 국제 환경 속에서 우리나라는 어떠한 전략을 가지고 기후변화에 대응해야 할까. 우선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우리나라의 산업보호를 위해 적극적인 국제 협상전략이 필요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우리나라와 멕시코만 의무감축국에서 제외됐지만 우리의 경제규모로 볼 때 조만간 우리도 의무감축국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후변화가 미래 국가성장동력의 핵심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에너지효율향상, 이산화탄소의 포집ㆍ저장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에너지 효율향상은 한계가 있고 포집저장은 아직 기초기술개발 단계로 당장의 실용화가 어렵다. 결국 풍력ㆍ태양광ㆍ수소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가 대안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신재생에너지는 기존의 화석연료에 비해 턱없이 경제성이 낮고 대량의 에너지 공급이 어려워 기존의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데 한계가 있다. 선진국은 이미 태양광의 박막효율향상, 풍력의 소재기술, 바이오에너지 기초기술개발에 기업과 정부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제성과 대량보급이 가능한 재생에너지가 개발만 되면 그 수요는 무궁무진하며 국가와 기업에 엄청난 부를 안겨줄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풍력시장의 28%를 덴마크가 차지하고 있고 태양광의 46%를 일본이 점유하고 있다. 풍력은 주문이 밀려 몇 년을 기다려야 설치할 수 있다고 한다. 모두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지한 시장이다. 즉 선진국은 기후변화대응이라는 전 지구적 관심과 함께 물밑에서는 세계기술시장을 장악하고 국가 이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유럽보다 한발 처진 미국도 에너지부를 중심으로 수소에너지ㆍ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로렌스버클리 국립연구소는 태양광과 바이오에너지의 기초·원천기술개발에만 향후 10년간 5억불을 투입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불확실하지만 성공만 하면 그 부가가치가 너무나 크기 때문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국제적인 흐름에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동안의 신재생에너지 보급 중심 정책에서 기초·원천기술개발을 확대해 경제성을 높이고 대량생산이 가능한 에너지 개발이 시급하다. 그동안 정부는 기후변화협약 대응연구개발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연구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관련 연구개발비를 2005년 1,824억원 수준에서 2008년에는 2배 이상 끌어올릴 계획이다. 특히 내년부터는 에너지·환경분야의 기초·원천기술개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이다. 더불어 최근 우리나라 기업들도 미래신산업을 에너지·환경 분야에서 찾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으로 보인다. 이제 기후변화대응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연구개발을 통한 핵심원천기술 확보와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한 미래신산업 창출이라는 국가적 전략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앞으로 반도체ㆍ소재ㆍ바이오 등 우리의 강점기술을 기후변화대응에 접목할 경우 온실가스 감축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미래성장동력의 새로운 ‘블루오션’까지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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