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 수준을 넘어선 대손충당금 부담으로 지난해 은행권의 당기 순이익은 약 2조2,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외형 확대를 통해 이자 수입을 늘리기 보다는 체계적인 신용 관리를 통해 대출 채권의 건전성을 높이는 것이 은행 수지 개선을 위해 바람직한 것으로 지적됐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000년 말 현재 국내은행 총여신 가운데 5.6%(29조6,000억원)을 차지한 무수익 여신(3개월 이상 연체 등 부실여신)이 지난해 말에는 1.9%(12조1,000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이처럼 부실여신비율이 떨어졌지만 미국 등 선진국 시중은행(1.24%)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미국 시중은행의 부실여신 비율을 기준으로 평가할 때 과도한 부실채권 보유에 따른 당기 순이익 감소효과가 지난해의 경우 2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한은에 따르면 미국 시중은행의 부실 여신 비율을 `적정 수준`으로 간주한 후 이를 초과하는 부분을 과다 부실 채권으로 규정할 때 지난해 국내 은행(국책은행 포함)은 정상 수준이상의 부실 채권 보유로 인해 2조230억원의 대손충당금 부담과 1,700억원의 기회비용(이자 수익 감소) 손실을 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지난해 국내 은행 당기순이익(약 5조원)의 44%에 해당하는 규모다.
한은은 지난해 은행권의 부실 여신이 적정 수준을 초과하지 않았다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은 0.35% 포인트, 총자산이익률(ROA)은 0.27%포인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4.59% 포인트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은 관계자는 “앞으로 은행은 외형 확대를 통한 이자 수익을 늘리는데 치중하기 보다는 신용관리를 강화해 부실 요인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