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입 경영 기업들이 그렇치 않은 기업에 비해 주가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경기불황이 예상될 때는 무차입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9일 대신경제연구소에 따르면 12월 결산 거래소 상장법인의 차입금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년에 비해 10.7% 감소했고, 무차입 경영 기업도 2001년말 27개사에서 지난해 말 30개사로 늘어났다. 이는 기업들이 경영환경 개선에 대한 믿음이 없어 투자를 기피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신경제연구소는 경기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한 무차입경영 기업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 이 들 기업의 주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올 들어 코스닥의 티씨케이ㆍ인선이엔티ㆍ원일정기ㆍ씨엔텔과 거래소의 한일시멘트ㆍ영보화학ㆍ신성통상 등이 실질적인 무차입 경영에 돌입하며 업종지수보다 상대적으로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대신경제연구소가 조사한 거래소ㆍ코스닥 167개 재조업체의 올해 부채비율과 이자보상배율은 각각 106.2%, 7.2배로 부채비율은 지난해보다 4.9%포인트 낮아지고 이자보상배율은 0.7배 올라갈 것으로 전망됐다.
김우재 대신경제연구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차입금 감소액 상위사 포트폴리오와 차입금 증가액 상위사 포트폴리오를 비교했을 때 차입금 감소액 상위사 포트폴리오가 1년 동안 투자 수익률이 높게 나오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국내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진입하며 무차입경영 기업들이 주식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경제연구소는 부채비율이 낮으면서도 이자보상배율이 높아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는 종목으로 거래소에서 아세아시멘트ㆍLG건설ㆍLG석유화학ㆍ삼천리ㆍ상성정밀화학ㆍ엔씨소프트ㆍ한국전기초자ㆍ대덕전자ㆍ삼영전자 등을 꼽았다. 코스닥기업으로는 파인디앤씨ㆍ동양시스템즈ㆍ아이디스ㆍ휴맥스ㆍ모아텍 등을 추천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부채비율이 낮은 기업에 코스닥 등록기업이 다수 포함돼 있다”며 “이는 코스닥 기업의 파산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일반적 통념과 달리 IT관련 기술주들이 수익성에다 재무구조도 좋아지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hs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