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빅딜 늦출수록 손실 커진다

전직원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조업중단에 들어간 LG반도체는 하루에 100억원의 매출손실을 보고있다. 대우전자는 50억원, 삼성자동차도 40억원씩 매일 손실을 보고있다. 답답한 일이다. 반도체는 3년여만에 호황을 맞고 있다. 만들기만 하면 외화가 속속 들어 오는 절호의 기회가 온 셈이다. 그런데도 빅딜 당사자들은 끝없는 신경전으로 날을 지새고있고 근로자들은 일하기를 포기했다. 역시 수출비중이 높은 대우전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러고도 올해 목표한 250억달러의 무역흑자달성이 가능할지 의문이다.사태가 이런 지경이니 대통령이 나서지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부실투성이 기업체질을 바꾸기 위한 불가피한 진통이고 이미 예상되지않은 것은 아니지만 우리 경제사정은 그렇게 한가롭지 않다. 일단 삼성그룹과 대우그룹 총수들이 김대중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빠른 시일내 빅딜을 완성시키기로 한 것은 매우 다행스런 일이다. 반면 반도체빅딜 실행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빅딜자체에 강한 거부감을 갖고있던 LG반도체측이 스스로 현대전자에 반도체사업을 넘겨주기로 선언했을때만해도 일은 잘 풀려나갈 것같았다. 그러나 양측은 아직도 감정의 앙금이 남아있는지 실무협상에서는 서로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고있는 실정이다. 이대로 갈 경우 우리의 반도체산업은 멍이들대로 드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 정부가 팔짱을 끼고있어서는 안된다. 정부도 빅딜추진의 주요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자동차빅딜 못지않은 중재노력을 해야 마땅하다. 자동차빅딜의 경우 가장 큰 고비는 넘긴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회사인수방식과 SM5의 생산여부 등 각론에 들어가면 간단치않다. 양측이 「선교환·후정산방식」을 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것이 현실적으로 조기에 매듭짓는 가장 좋은 방식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삼성자동차의 기존모델인 SM5는 대우측이 당분간 계속 생산하는 것이 침체된 부산지역 경제회생과 중소부품회사 보호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고 본다. 빅딜을 포함한 기업구조조정에는 정부가 금융 및 세제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사업교환상의 부담은 당사자들이 분담하는 것이 원칙이기는 하나 일방적인 과부담을 덜어주고 또 실천에 적극적인 기업을 지원해줌으로써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이끄는데도 도움이 된다. 고용승계도 최대한 보장돼야 하나 근로자들이 무리한 위로금을 요구하거나 파업 및 태업으로 회사형편을 더 어렵게 하는 것은 자제해야할 것이다. 정부와 기업 그리고 근로자가 고통을 분담하고 합심해 일단 하기로 한 구조조정은 하루라도 빨리 매듭지어야 그 효과가 극대화되고 경제회생도 빨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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