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시 소요사태의 원인이 된 10대 흑인 청년 총격 사망사건에 대해 흑백 인종 간 인식차이가 현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18일(현지시간)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번 총격 사건과 잇따른 시위가 미국 내 인종 문제를 논의할 필요성을 환기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흑인 응답자는 80%에 달했지만 백인 응답자는 37%에 불과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백인들은 대체로 이번 총격 사건을 인종 문제로 연결하는 건 과장이라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흑인 응답자의 3분의2는 이번 사건에서 경찰의 대응이 도를 지나쳤다고 주장한 반면 경찰이 과잉 진압했다고 답한 백인은 3분의1에 그쳤다. 경찰의 행동이 적절했다고 밝힌 백인 응답자도 전체의 32%나 됐다. 총격 사건에 대한 경찰 조사도 흑인 응답자의 76%는 신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반면 백인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는 경찰 조사를 신뢰한다고 답해 대조를 이뤘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14~17일 미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고 퓨리서치센터 측은 밝혔다.
한편 사태발생 열흘이 지나도록 파장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에릭 홀더 법무장관을 퍼거슨시에 급파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의 과도한 공권력 사용에는 어떠한 변명도 있을 수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홀더 장관은 20일 퍼거슨시를 방문해 총격 관련 조사를 벌이고 있는 FBI 관계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제이 닉슨 미주리주지사에게도 주방위군이 제한적이고 적절한 방법으로 동원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위대에도 자제를 호소했다. 그는 "흑인 청년의 죽음에 따른 분노를 이해한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약탈하고 경찰을 공격한다면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가 전면적 흑백 인종갈등으로 비화할 가능성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이며 흑인 시위대의 격렬한 행동을 묵인하는 것처럼 비칠 가능성도 경계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