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롱 퍼터 열풍 왜?

손목 사용, 팔뚝 회전 없어 방향성 탁월 <br>골프기구 제한할 때까지 인기 지속될 듯


애덤 스콧(호주), 키건 브래들리, 웹 심슨, 필 미켈슨(이상 미국)…. 전통적인 퍼터보다 샤프트가 긴 롱 퍼터를 사용해 최근 ‘재미’를 톡톡히 본 선수들이다. 재미교포 미셸 위(22)도 몇 주 전부터 롱 퍼터를 들고 나오고 있다. 롱 퍼터는 스콧이 8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하며 본격적으로 눈길을 끌기 시작하더니 신인 브래들리가 PGA 챔피언십에서 메이저대회 역사상 최초로 ‘비 전통적인’ 퍼터를 사용한 챔피언에 오르면서 최대 화제로 급부상했다. 브래들리는 지난 5월 바이런 넬슨 챔피언십에 이어 시즌 2승을 거뒀다. 이어 심슨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윈덤 챔피언십과 지난 6일(한국시간) 끝난 플레이오프 2차전 도이체방크 챔피언십에서 3주 사이 2승을 쓸어담았다.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부터 최근 5개 대회에서 롱 퍼터 사용자가 4개의 우승컵을 챙긴 셈이다. 이쯤 되면 ‘롱 퍼터 매직’이라는 말이 나올 만하다. 심슨은 도이체방크 챔피언십 최종일 마지막 18번홀부터 연장 두번째 홀까지 9m, 4.5m, 2.4m짜리 버디 퍼트를 줄줄이 성공시켜 짜릿한 역전극을 연출했다. 미켈슨은 도이체방크 챔피언십부터 롱 퍼터 군단 대열에 합류했다. 7일 PGA 투어 홈페이지에 따르면 “대회 내내 느낌이 아주 좋았다”고 밝힌 미켈슨은 “특히 1.8m 이내 거리에서 덕을 봤다. 3~7.5m 정도 거리에서 좀더 연습을 해본 뒤 효과가 있으면 롱 퍼터를 계속 시도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미켈슨의 롱 퍼터 선택에는 그의 쇼트게임 코치 데이브 펠즈의 권유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퍼트와 쇼트게임 교습의 대가로 불리는 펠즈는 최근 한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롱 퍼터 예찬론을 폈다. 펠즈는 롱 퍼터가 퍼트 실수의 가장 큰 원인이 되는 손목 사용과 팔뚝 회전을 막아준다고 강조했다. 손잡이 끝을 배(벨리 퍼터)나 가슴 부위(빗자루 퍼터)에 대고 스트로크를 하면 고정점이 생기기 때문에 퍼터헤드가 자연스럽게 그네처럼 시계추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것. 또 전통적인 퍼터의 경우 어깨나 가슴의 회전이 필수적인데 이 동작에서 팔뚝이 회전해 페이스가 열리거나 닫힌다고 지적한다. 결국 롱 퍼터 스트로크는 메커니즘 상 헤드가 궤도를 벗어날 확률이 낮아 정렬만 제대로 하면 볼을 원하는 방향으로 출발시키기에 유리하다는 의미다. 펠즈는 수백 명을 대상으로 한 스트로크 정확도 테스트에서 벨리 퍼터가 1위, 빗자루 퍼터가 2위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공식 대회에서 롱 퍼터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지만 미국골프협회(USGA)나 영국왕립골프협회(R&A)의 규제가 도입되기 전까지 롱 퍼터의 인기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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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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