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중진에 이어 초선 의원까지 17대 총선 불출마 선언에 가세, 문자 그대로 `불출마 도미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6일 총선에 나가지 않겠다고 밝힌 사람은 김종하 의원과 오세훈 의원. 이로써 스스로 출마 포기를 한 현역 의원은 11명으로 늘어났다.
김 의원은 “유능한 후진에게 정치입문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오 의원은 이날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의 인적 쇄신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소장파 모임인 `미래연대` 소속으로 `5ㆍ6공 세력 퇴진론`을 제기, 물갈이 논쟁을 불러일으킨 오 의원의 출마 포기 선언은 용퇴 대상인 중진 의원들에게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당무감사 자료 유출 파문이 일었는데도 개혁 공천 의지를 굽히지 않았던 당 지도부의 물갈이 의지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평가된다.
오 의원은 “내 결정이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많은 선배들이 스스로의 거취를 돌아보는 하나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간접적으로 중진들의 용퇴를 촉구했다.
이제 당 안팎의 관심은 얼마나 많은 중진 의원들이 스스로 물러날 것인지에 모아지고 있다. 현재로선 영남권의 K, K, Y, J, P 의원과 중부권의 K,C,S 의원 등이 총선 출마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오 의원의 불출마 선언 소식을 듣고는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4선인 영남의 K의원은 “오 의원 같은 사람이 앞으로 더 정치를 해야 할 사람인데…”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오래 전부터 시대 변화 속에서 용퇴를 해야 하지 않나 골똘히 생각해왔다”며 “이제 우리 같은 사람이 물러 날 때가 됐다”고 불출마 의사를 내비쳤다. 다른 중진은 “경쟁력 있는 초선 의원이 물러나는데 늙은 사람들이 설 자리가 어디 있겠느냐”라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본격적인 공천 심사에 돌입하는 이 달말을 전후해 용퇴 대상 중진들 중 일부가 불출마 선언에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당 지도부가 중진 의원들에게 명예롭게 물러날 수 있는 기회를 적절하게 제공할 경우 용퇴 의원 숫자는 예상보다 훨씬 커 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기수 기자 mounta@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