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잇단說에 무너진 '불안한 증시'

■ 증시 'C&·IMF 쇼크'<br>헛소문에도 투자심리 급격히 위축… "당분간 900~1,100 박스권 예상"


미국 증시 폭등에도 불구하고 29일 국내 증시가 급락한 것은 C&그룹 워크아웃 임박설과 IMF 지원요청설이 시장에 퍼지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기 때문이다. 최근 이틀간의 상승세로 단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날 급변동성은 우리 증시의 기반이 얼마나 약해졌는가를 보여주는 반증으로 풀이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코스피지수 900선을 지지선으로 1,100포인트 사이에서 오르내리는 박스권 장세를 펼칠 것으로 전망했다. ◇하루 등락폭 사상 최대=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에 비해 30.19포인트(3.02%) 하락한 968.97포인트로 장을 마치며 1,000선 돌파에 또다시 실패했다. 코스피는 전날 뉴욕 증시의 사상 두번째 폭등에 힘입어 외국인이 11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돌아서는 등 급등세를 보이며 오전 중 1,078포인트까지 올랐다. 하지만 들뜬 마음도 잠깐이었다. 오후 들어 상황이 돌변했다. C&그룹의 워크아웃설로 가뜩이나 불안해진 장세에 우리나라의 IMF 지원요청설까지 덧붙여지자 불안심리가 폭발, 920포인트까지 폭락했다. 국내 투자자들 가슴속 깊이 자리하고 있는 ‘IMF 유령’이 증시를 일순간 무너뜨린 셈이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일중 변동폭은 158포인트(14.6%)로 지난 24일(126포인트, 12.0%)치를 뛰어넘는 역대 최고치다. 특히 증시 역사상 일중 변동폭 1~3위가 모두 이달 말에 발생해 최근 극도로 불안해진 투자심리를 대변했다. 다행히 이날 증시를 패닉에 빠뜨렸던 IMF 자금요청설이 사실과 다른 ‘해프닝’으로 끝나고 막판에 연기금이 매수세로 전환, 하락폭이 줄었다. 그러나 이날 증시가 입은 심리적 타격은 엄청났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불순한 세력이 퍼뜨린 것으로 보이는 불확실한 소식에 시장이 일순간 무너지는 어이없는 장세가 펼쳐졌다”며 “악재 뉴스에 시장이 과도하게 민감한 반응을 일으킨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900선을 지지선으로 한 박스권 전망=증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증시 전문가들은 향후 장세가 단기반등의 지속보다는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각국의 글로벌 금융공조가 현실화되면서 금융위기가 극단의 상황은 넘겼으나 이제부터는 실물경기 위축이 본격화되면서 기업들의 실적 악화, 그리고 수급세력의 한계 등이 지수를 박스권에 가둬놓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이필호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증시의 지배적인 관심사가 금융위기에서 펀더멘털로 이동하고 있다”며 “따라서 가격 조정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대신 기간 조정이 대두되면서 지수는 900~1,100선을 놓고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지수가 900선대에 머물면서 증시가 절대 저평가 국면에 접어들어 단기적으로 30% 정도의 추가 반등 여력이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재광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이 7.2배 수준까지 낮아지면서 절대적 저평가 상황이 됐다”며 “추가 하락 위험이 있어 고점과 저점을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PER가 9.5배로 회복되는 수준인 30% 정도의 반등은 기대할 만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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