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간 취업시장에서 지속돼온 여성의 강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취업ㆍ인사포털 인크루트는 370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여성채용비율을 조사한 결과, 내년 여성채용 계획을 밝힌 169개 기업의 여성채용비율이 35.8%로 집계됐다고 26일 밝혔다. 여성채용비율은 2004년 4명 가운데 1명 꼴인 26.1%에서 올해 29.6%로 는데 이어 내년에는 3명 가운데 1명 꼴로 증가될 전망이다. 내년에 여성채용비율이 가장 높은 업종은 외식ㆍ식음료다. 이들은 내년 전체 채용인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56.5%를 여성인력으로 충원할 계획이다. 이는 올해 30.0%보다 무려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특히 인크루트가 관련 조사를 실시한 후 처음으로 여성 채용인력이 남성을 넘어섰다. 제조업 분야 기업들도 41.5%를 여성으로 뽑을 예정이다. 정보통신(33.9%), 유통ㆍ무역(31.6%), 전기전자(31.1%), 금융(31.0%) 등의 업종에서도 30% 이상을 여성으로 채울 계획이다. 전통적으로 여성이 적은 건설, 조선ㆍ중공업ㆍ기계ㆍ철강, 자동차 업종에도 여성 진출이 활발해지고는 있지만, 이들 업종의 여성채용비율은 올해보다 줄어들었다. 그러나 아직 여성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한 54.3%(201개사)의 기업들이 여성 채용 계획을 확정하고 다소 보수적인 여성채용 계획을 잡고 있는 업종들이 올해 정도의 수준을 유지할 경우 여성채용비율은 40%선까지 근접할 것으로 추정된다. 인크루트측은 이처럼 여성 채용이 늘어나는 것이 학력, 나이, 성별 구분을 철폐한 열린 채용을 진행하는 기업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또 능력 중심의 채용문화가 자리를 잡아가면서 성 차별이 서서히 허물어지고 있는 것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열린 채용을 진행했던 외환은행의 경우 여성합격자 비율이 상반기(52%)에 이어 하반기(57%)에도 절반을 넘어섰다. 한진해운도 지난해(47%)보다도 더 늘려 전체의 60%를 여성으로 뽑았으며 올해 17개 공기업의 여성 채용비율도 23.2%로 전년(21.5%)보다 1.7%포인트 올랐다. 여기에다 여성 채용목표제를 진행하는 기업이 속속 생겨나고 여성의 고학력화ㆍ전문화, 20대 뿐 아니라 40~50대 주부들의 사회진출 등도 여성취업비율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성들의 경우 대기업만 고집하지 않고 중소기업 취업에 적극적인 편이어서 취업자수가 크게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여성 취업자 수도 남성을 앞지르고 있다. 11월 통계청 고용동향에 따르면 20대 여성 취업자수는 219만2,000명으로 20대 남성 취업자 196만5,000명보다 22만7,000명 많았다. 또 올들어 11월까지 월평균 취업자 수도 여성이 17만명으로 남성 14만3,000명을 크게 앞질렀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는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경제활동에 나서는 한편 실력이 우수한 경우가 많아 채용시장에서 여성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며 “여성들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서비스업, IT업종에서는 계속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도 여풍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