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부산 북항 재개발은 지금 민간분양 코앞인데… 핵심 투자유치 전략인 해양문화지구 청사진 없어

공공용지 많은 것도 리스크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처럼 스토리텔링 전략 가미해야"

부산 북항 재개발 사업은 여러 면에서 미나토미라이21 프로젝트와 닮아있다. 우선 전근대 국가에서 근대국가로 이행하는 시기 맺어진 불평등 조약으로 개항한 항이라는 점이다. 그만큼 역사적 의미가 큰 셈이다. 구도심(부산역)에 인접해 있는 만큼 도시재생의 필요성이 큰 지역이기도 하다. 경기 상황이 좋았던 시절 개발에 착수했지만 이후 경기가 나빠져 투자유치 환경이 어려워졌다는 점도 엇비슷하다.


지난 2008년 본격적으로 사업이 시작된 부산 북항 재개발은 올해 말 부지조성공사 및 기반시설 공사가 끝이 난다. 지금껏 소요된 재정은 1,500억원 상당이다. 1단계 공사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민간사업용지 분양에 돌입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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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상업용지 등 분양이 코앞이지만 전체적인 투자유치 전략이 여전히 없다는 점이다. 개발사업에서 성패를 가르는 것은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복합문화시설(앵커시설)'이다. 하지만 이 앵커시설이 들어서는 해양문화지구의 청사진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야구장이나 오페라하우스 등을 짓자는 아이디어만 나오고 있는 수준. 지난 2월에는 국제 카지노그룹인 라스베이거스 샌즈 측에서 5조원 규모의 오픈형 카지노 복합리조트 개발사업을 제안하기도 했다. 거점형 마리나항만이 들어선다는 계획만 유일하게 확정된 상황이다. 인근에 땅을 사야 할 민간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를 결정하는 게 그만큼 어려울 수밖에 없는 셈이다.

공공시설 용지가 전체의 70%에 달한다는 점도 리스크다. 사업비만 2조원을 훌쩍 넘어서는 데 팔 땅이 많지 않다는 것은 개발주체인 부산항만공사(BPA)의 재정이 그만큼 나빠질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의 한 관계자는 "재개발의 성패는 민간 투자를 어떻게 끌어 들이냐에 달려 있는데 아직까지는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며 "미나토미라이21의 아카렌가 창고나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 같은 스토리텔링 전략도 가미돼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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