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유통업계 ‘윤달 희비’

`윤달 마케팅, 해야 되나? 말아야 하나?` 4년 만에 한번씩 찾아오는 윤달을 앞두고 유통업계의 희비가 갈리고 있다. 관련업체들은 양력으로 3월 21일부터 4월 18일까지인 음력 윤2월을 한달정도 앞두고 수의 판매업체들은 구매 문의가 늘면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반면 예식장과 혼수용품 업체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윤달 수의 마련은 장려하는 반면 결혼은 피할 것을 권장하는 오랜 풍습 때문이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윤달에 수의를 마련하면 집안 어른이 무병장수한다는 속설 때문에 최근 들어 효도 선물로 수의를 마련하려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잦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단 주요 백화점들은 수의 판촉을 위해 상품권과 경품을 내걸고 고객 유치전에 돌입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오는 26일부터 4월 중순까지 8층에 수의 특설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수의 구매 고객들은 되도록 좋은 것을 사려고 하는 최고급 안동 삼베와 북한 해주, 의주산 삼베를 준비했다. 가격은 55만~550만원. 구매고객 중 5명을 추첨해 금강산 관광 티켓을 증정하고 100만원이상 구매고객에게는 구매 금액에 따라 10만~20만원의 상품권도 준다. 3월 8일부터 10일까지는 고객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매장에서 수의직조 베틀 실연회도 갖는다. 신세계백화점도 전점에서 27일부터 4월18일까지 `장수기원을 위한 수의 기획전`을열어 손으로 짠 수직포와 기계직 수의를 판매한다. 안동산 천연 삼베와 치자 염료로 색을 낸 최고급 수의는 440만~550만원, 삼베명주 수의는 100만원, 기계직 수의는 50만원선에 판매한다. 행사 기간 신세계카드 구매 고객에게는 10%를 할인해주고, 구매고객에는 금액별로 10%에 해당되는 신세계 상품권이나 홍삼 등을 사은품으로 제공한다. 현대백화점은 경인지역 전점에서 27일부터 4월 20일까지 수의 판매 특별행사를 열고 구매고객 가운데 추첨해 금강산 여행권을 경품으로 제공하고 구매금액의 4~10%를 상품권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그러나 수의 특수에 즐거워 하면서도 유통업체들은 봄 혼수용품 판매가 타격을 받지 않을까 내심 우려하고 있다. 윤달이 양력으로 결혼 최대 성수기인 3월과 4월에 걸쳐 있어 불황에도 지갑을 쉽게 여는 예비 신랑 신부들이 혼수 마련이나 결혼을 미룰 수 있기 때문. 이를 우려해 미혼여성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던 한 백화점 측은 “20대 미혼여성 1,054명에게 윤달 결혼 및 혼수준비에 대한 생각을 물어본 결과 `상관없다`는 대답이 절반을 넘었다”며 애써 안심하는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우현석기자 hnskw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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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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