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서경 네트워크/부산] 엔존비엔에프 김영진 사장

"아들 치료해준 매생이로 친환경 먹거리 만들었죠"

김영진(왼쪽) 엔존비엔에프 사장과 그의 차남. 김사장은 아들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매생이를 연구하다 회사를 차려 일본에 수출까지 하는 친환경 먹거리 업체로 키웠다.

“사람구실 못할 것 같던 아이가 정상인처럼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세상에 보여줄 겁니다. 나아가 하고 싶어하는 일에 도전하는 기쁨이 어떤 것인지 아이에게 알게 해 우리 아이가 같은 장애 아이들의 우상이자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크도록 돕고 싶습니다” 친환경먹거리 생산업체 엔존비엔에프의 김영진 사장의 최근 삶은 영화 ‘마라톤’의 줄거리를 그대로 닮았다. 그는 지난 8년 동안 장애를 가진 자녀가 정상생활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아 붓고 그로 인해 울고 웃었다. 지난 2003년 그의 차남은 ‘틱장애(tic disorders)’ 진단을 받았다. 뇌 속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가 균형이 맞지 않아 의식이 몸을 지배할 수 없는 병이다. 가만히 있다가도 손이 저절로 올라가거나 고함을 지르고 불을 보면 손을 가져가고 눈을 스스로 찌르는 증상을 보인 것이다. 김사장은 “부모로서는 아이의 장애 진단 만으로도 속이 타들어가는 고통을 겪어야 했지만 더 가슴 아팠던 것은 치료 과정에서 약물 복용에 동반되는 부작용으로 인해 자신감을 잃어가는 아이를 보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아이는 급작스럽게 늘어나는 체중, 보는 이를 더 안타깝게 만들던 변비, 자신감 결여로 생긴 대인기피증까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다. 김사장은 아들을 치료하면서 매생이라는 식물에 주목했다. 김 사장은“매생이 음식으로 식단을 철저히 관리하면서 아이의 변비 증상은 눈에 띄게 호전됐고 아이가 입던 허리 34인치 짜리 성인 남성복 바지는 아동복을 바뀌었다“며 “기대는 했었지만 결과는 놀라웠다”고 강조했다. 아들을 위해 시작했던 일에서 확신을 가진 그는 지난 2004년부터 매생이를 사업화하는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엔존이라는 회사로 설립했다. 엔존은 현재 매생이를 주력 상품으로 하는 친환경 기능성 먹거리 업체로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엔존이 생산하는 매생이김은 일본시장에서 월평균 3,000 박스 이상 팔려나가고 있으며 매생이막걸리는 일본 시장에서 월평균 1만7,000병 이상 판매되고 있다. 김사장은 양약의 장기간 복용으로 약해질 대로 약해진 아들의 위 건강을 위해 ‘위양배추 100’이란 기능성 식품도 개발, 판매를 목전에 두고 있다. 해양먹거리 분야에서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공동개발 제의를 해올 만큼 자체 보유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올해 그의 목표는 두 가지다. 하나는 차남을 부산에서 공연 중인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공연 무대에 설 수 있게 돕는 것과 수출 500만달러를 달성하는 것. 그는 요즘 6월 공연을 목표로 매일 아들과 함께 복근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수출은 매생이막걸리의 선전과 신제품 ‘위양배추 100’의 매출 호조로 기대해봐도 될 것 같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사장은 “아들에게 ‘네가 아빠를 돈 벌게 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며 “앞으로 해양과 토양을 넘나드는 친환경 기능성 식품으로 좁게는 아들의 건강을, 넓게는 이 땅의 모든 자식들의 건강을 지키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 엔존비엔에프는 친환경 기능성 먹거리를 개발·생산하는 업체로 매생이, 부추, 양배추를 재료로 한 친환경 기능성 식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김영진 사장은 부산생물산업협회장, 해양생물육성센터 운영위원, 한국지체장애인연합회 고문으로 있으며 한국프랜차이즈 마케팅대상, 중소기업경영대상, 신기술혁신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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