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가 한국인 직원들에 대한 대규모 임원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시보레 브랜드 도입 결정으로 사기가 떨어진 옛 대우차 출신 등 한국인 임직원을 달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GM대우는 지난 1일자로 이사 29명을 상무로, 부장 17명을 이사대우로 승진 발령했다고 17일 밝혔다.
GM대우는 임원 인사를 간헐적으로 단행돼 왔지만 이처럼 한꺼번에 대규모 인사가 난 것은 이례적으로, 출범 이래 사상 최대 규모다.
GM대우 측은 "지난해 사정이 여의치 않아 승진이 미뤄졌던 인원과 올해 승진이 예정된 인원이 합쳐져 규모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지난 부산모터쇼에서 시보레 브랜드 도입을 공식 선언한 후 한국인 임직원들을 달래야 할 필요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 동안 자동차 업계에서는 시보레 브랜드 도입과 관련, GM대우 내부에 갈등이 일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했으며 이런 가운데 지난달 한국인 최고위급 임원인 유기준 사장과 장동우 인사ㆍ노무ㆍ총무 총괄 부사장이 해임돼 그 의혹이 더욱 커지기도 했다.
이 같은 내부 갈등을 진화하기 위해 대규모 승진 인사라는 카드를 활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아울러 일각에선 미국 GM이 한국 시장에서 내수 확대 등 당면 과제를 해결하도록 GM대우의 한국인 임직원들에게 힘을 실어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또 한국인만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승진 인사를 통해 GM이 한국시장을 포기할 의사가 없을뿐 아니라 GM에게 GM대우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기 위한 제스처라는 해석도 설득력을 얻는다.
업계 관계자는 "GM대우의 한국인 대규모 임원 승진은 새 브랜드 도입을 앞두고 내부를 추스리는 한편 GM의 한국시장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