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2차 양적완화를 의식해 극도의 눈치작전에 돌입했다.
일본은행은 28일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다음 회의를 11월 4~5일에 개최, 당초 예정됐던 15~16일에서 열흘 가량 앞당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11월 2~3일로 예정된 FOMC에서 미국의 2차 양적완화 결과가 나오는 직후로, FRB가 예상보다 급격한 양적완화 결정을 내릴 경우 일본은행도 뒤이어 추가 양적완화에 나섬으로써 약달러ㆍ엔고 현상을 저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시장에서는 FOMC 이후 일본은행의 다음 금융정책결정회의까지 약 2주간의 시차가 있다는 점 때문에 이 기간 중 엔고 현상이 한층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지난달 5조엔 규모의 자산매입을 골자로 하는 금융완화책을 내놓은 일본이 자산매입기금을 확충하는 등의 방법으로 추가 양적완화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닛코코디얼증권의 수석 이코노미트인 이와시타 마리는 “(엔고로 인해)일본 기업들의 수익 전망이 악화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일본은행이 연말까지 추가 완화책을 내놓을 가능성은 충분히 높다”고 말했다. 다이이치생명 리서치의 구마노 히데오 이코노미스트는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은행 총재가 회동 일정을 앞당긴 것은 일본이 어떠한 시장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의미”라며 “일본이 통화가치 절하 경쟁에 나설 태세를 갖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일본은행은 지난달 양적완화책으로 발표한 5조엔 규모의 자산매입기금 가운데 일부로 신용등급이 낮은 BBB등급 사채를 매입하기로 했다. 5조엔 기금의 매입 내역은 장기국체 1조5,000억엔, 단기국채 2조엔, 사채와 기업어음 각각 5,000억엔, 상장지수펀드(ETF)와 부동산투자신탁(REIT)가 각각 4,500억엔과 500억엔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