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창업이야기] 맥주전문점 플젠 김양호 사장

"안주보다 맥주맛이 우선 기본에 충실해야죠"<br>자연냉각기·크림생맥주 개발… 신선한 맛 자랑<br>안주엔 콜레스테롤 낮춘 현미유 사용 맛 차별화<br>중세 유럽풍 인테리어로 여성고객 눈길 사로잡아



“맥주집은 맥주가 맛있어야지, 안주가 맛있는게 무슨 소용 있습니까.” 크림 생맥주 열풍을 불러일으킨 김양호 플젠(www.plzen.co.kr) 사장. 그가 말하는 창업의 성공 포인트는 ‘기본에 충실해야 하는 것’이다. 김 사장은 “플젠은 t생맥주집이지 치킨집이 아니다”면서 “생맥주집은 맥주 맛으로 승부해야 되고 맥주가 맛있다고 소문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이 맥주와 인연을 맺은 것은 12년 전. 한 맥주 프랜차이즈 회사에 입사해 10년 가까이 맥주 전문가로서 지식과 경험을 쌓으면서 생맥주 유통의 문제점을 하나씩 발견했다. 김 사장은 “공장에서 만들어진 생맥주의 맛과 맥주전문점에서 먹어 본 맥주의 맛은 하늘과 땅 차이였다”며 “제대로 된 생맥주를 만들면 돈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맥주 공장을 찾아 다니고 잘 된다는 맥주전문점의 맥주를 맛 보며 찾아낸 생맥주 맛의 핵심은 냉장 보관. “원래 생맥주의 맛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생산과 유통과정에서 계속 냉장상태로 보관해야 하지만 생산과 유통이 분리된 우리나라의 주류 유통구조에서 영세한 주류 도매업체들이 냉장유통 시스템을 갖추기가 어렵다”면서 “전기냉각기를 맥주전문점마다 갖췄지만 이미 유통과정에서 데워진 맥주는 제대로 맛이 나지 않을 수밖에 없다”고 김 사장은 말했다. 생맥주의 냉장 보관을 위해 김 사장이 만들어낸 시스템은 자연냉각기. 생맥주 맛에 미쳐 있던 김 사장이 우연히 얼음물 속에서 차가운 캔맥주를 꺼내먹으며 얻은 아이디어이다. 김 사장이 만든 자연냉각기는 얼음을 이용한다. 꼬불꼬불한 50m의 생맥주 추출 노즐 주위에 얼음을 채워 생맥주가 이곳을 통과하면서 0.5~2도의 온도를 유지하게 하는 게 특징이다. 한 여름에도 생맥주를 마시기 좋은 최적의 온도로 차갑게 만든 것이다. 여기에다 유통과정에서 데워진 생맥주를 전용 냉장고에 보관, 1~2일 정도 숙성시켜 공장 출고 당시의 맛을 낼 수 있도록 한다. 김 사장은 “전기냉각 방식은 생맥주를 갑자기 차게 하지만, 냉장고에서 이틀 숙성한 생맥주를 얼음냉각 방식으로 서서히 냉각시키면 기존의 어떤 생맥주보다 더 고소하고 시원해진다”고 말했다. 냉장방식과 함께 김 사장이 만들어낸 또 다른 아이템은 ‘크림 생맥주’이다. 부드러운 생맥주를 찾는 여성고객을 위해 1년간 시행착오를 거쳐 자체적으로 크림생맥주를 만들어 내는 새로운 노즐까지 개발했다. 김 사장은 “생맥주가 나오는 노즐을 더 미세하게 만들어 생맥주 크림을 만든 뒤 그 크림을 일반 맥주 위에 부어 사용한다”며 “크림은 맥주의 목 넘김을 부드럽게 해줄 뿐만 아니라 생맥주의 탄산가스가 날라가는 것을 방지해 맥주를 오래 두어도 신선하다”고 설명했다. 자연냉각기와 크림생맥주를 개발한 김 사장은 2006년 1월 83㎡(25평) 규모의 직영점을 열고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직영점 첫 매출은 월 3,000만원정도. 한 달에 평균 135통의 생맥주를 팔며 상권 내 최고 매출을 자랑하는 생맥주전문점으로 자리 잡았다. 생맥주 맛의 차별화와 함께 김 사장은 메뉴와 인테리어에서도 기존 맥주전문점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다. 맥주 안주에 튀김음식이 많은 점을 고려해 플젠의 가맹점들은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체지방 분해효과가 있는 현미유를 사용한다. 또 계절에 한번씩 신메뉴를 개발해 공급하고 80%이상 가공상태로 가맹점에 배달돼 초보 창업자들도 일정기간 교육을 거치면 누구나 조리가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인테리어도 독창적이다. 신세대 젊은이들의 민감한 감수성을 자극하기 위해 온라인 컴퓨터 게임에서 볼 수 있는 중세 유럽풍으로 매장을 꾸몄다. 여기에 자연석을 이용한 벽면 처리는 생맥주의 본고장인 유럽에 온 것만 같은 느낌을 준다. 김 사장은 “맥주전문점들의 인테리어가 너무 여성 취향으로 가는 것 같아 거꾸로 남성성을 강조했더니 오히려 여성 손님들이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실제 플젠 고객의 60%는 20대 여성이다. 김 사장은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하며 2년 동안 가맹점을 50개로 늘렸다. 이는 일반적인 주류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초기에 가맹점을 늘리는 것을 감안하면 그리 많지 않은 숫자다. 김 사장은 이에 대해 “장사가 안 되는 자리는 가맹점을 내주지 않는다는 것이 원칙”이라며 “상권분석 전문가도 100% 예상할 수 없는 것이 점포 입지인데 가맹점 모집에 급급해 누가 봐도 장사가 안될 자리에 가맹점을 내줘 실패하는 사례는 없도록 한다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또 ‘오더맨’이라고 불리는 프랜차이즈 영업전문가를 따로 쓰지 않는다. 10년 넘게 프랜차이즈업체에 근무한 경험으로 볼 때 오더맨으로 인한 영업방식의 피해는 결국 가맹점주와 본사가 떠안아야 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가맹점 모집보다는 원가와 물류비를 줄여 수익을 내겠다”며 “매월 200건 이상의 가맹점 문의가 들어오지만 철저하게 옥석을 가려 가맹점을 내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플젠의 창업비용은 점포비를 제외하고 83㎡(25평) 기준으로 6,500만원이며 음식 재료비 원가는 매출의 30%선이다. 플젠 측은 83㎡(25평)을 기준으로 월 2,550만원 매출을 올릴 수 있고 여기서 매출원가(900만원), 인건비(320만원), 판매관리비(430만원) 등을 제외하면 900만원 정도의 수익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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