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공매도 제한 "증시 영향 미미"

정확한 물량확보 위해 전화주문 사례 늘고<br>매도물량 줄어 시장둔화·차입 비용만 증가


미국 금융감독당국이 주가가 폭락한 19개 금융주에 대해 공매도(숏세일)를 제한한 조치가 시장에 별다른 충격을 주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1일부터 한달간 국책모기지기관인 패니매와 프레디맥,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 등 19개 종목에 대해 주식확보 없이 매도주문을 내는 무대주 공매도(naked short sales)를 금지했다. 이들 금융주가 신용경색의 여파로 주가가 급락하자 발빠르게 주가하락에 베팅한 투기세력들이 수익을 내기위해 이들 종목의 주가하락을 유도하는 헛소문을 퍼뜨렸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SEC의 공매도 제한조치는 실효를 거두기보다 매도물량의 공급을 조여 시장을 둔화시키고 투자자들의 주식 차입 비용을 증가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골드만삭스의 파트너 업체인 브라이트 트레이딩은 SEC가 공매도를 제한한 종목 중 4개의 주식 3만주를 임차하기 위해 전화를 들고 일일이 주문을 내는 등 불편을 겪었다. 공매도란 하락세가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서 판 다음 주가가 떨어지면 이를 되사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리는 투자방식이다. SEC는 공매도를 위해 주식을 빌릴 때 그 전처럼 주식을 사지 않아도 매도주문만 내면 되는 것이 아니라 주식확보를 우선 필수절차로 규정했다. 투자자들은 자연스레 주식임차 비용이 늘어날 수 밖에 없고 정확한 물량확보를 위해 전자트레이딩보다 전화로 주문을 내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당분간 이들 종목의 공매도 주문에 대해 별도의 수수료를 부과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MEX)의 자료에 따르면 SEC가 무대주 공매도 금지대상으로 지정한 19개의 금융주 중에 대규모 매도 실패가 일어난 경우가 거의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량이 적은 외국회사 주식이나 우선주에서 공매도가 이뤄졌을 때 약간의 거래 지체가 발생했을 뿐이다. 다만 이번 SEC의 주요 제재대상인 패니매와 프레디맥, 리먼브러더스는 발행 주식중 12%가 공매도돼 이들의 하락세에 투자자들의 베팅이 집중된 사실이 드러났다. 크리스토퍼 콕스 SEC 회장은 이번 규정을 발표하며 “제한 대상은 무대주 공매도이며, 합법적이고 통상적인 범위내에서 공매도를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투자펀드들은 이 같은 제한규정이 당초 정해진 한달을 넘겨서는 안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나섰다. 업계 관계자 제임스 차노스는 공문에 “비효율적인 시장과 인위적인 가격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스티븐 삭스 라이덱스 투자사 대표는 “결과적으로 시장에 끼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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