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하나銀, 자사주 잇단 매각 왜?

자전거래 통해 250만주 외국인에 넘겨<br>외국계 투자가와 전략적 제휴 추측속<br>“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대비용” 분석도



하나은행이 자사주를 잇따라 외국계 투자가에게 매각하고 있어서 매각 배경과 인수주체 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나은행은 30일 개장 직후 60만여주(전체 주식의 0.32%)를 자전거래로 장외에서 모건스탠리 창구를 통해 외국인에게 넘겼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의 자사주는 3.3%에서 2.98%로 감소하게 됐다.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 20일에도 자전거래로 외국인에게 187만여주(전체 주식의 1%, 500억원가량)를 팔았다. 이와 관련, 증시 일각에서는 외국계와의 전략적 제휴를 염두에 두고 자사주를 매각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나은행이 대한투자증권과 대투운용을 인수(인수대금 4,750억원 31일 지급)한 뒤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외국계 전략적 투자가를 찾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하나은행으로서는 또 앞으로 외환은행과 LG카드 등을 인수해 국내 선도 금융그룹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수조원씩으로 추정되는 인수자금을 공동으로 부담할 파트너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대형 자산운용사의 한 고위관계자는 “UBS가 국내 자산운용업 진출을 준비 또는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으며 대투증권과 대투운용을 인수하고 기존 하나증권ㆍ하나알리안츠투신 등을 보유한 하나은행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듣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UBS 측에서는 관련 내용에 대해 일절 사실확인을 거부했다. 하나은행의 한 관계자는 “산 쪽에서 얘기를 안 하는 상황이어서 매수주체가 누구인지, 무슨 목적인지, 20일 매입한 곳과 동일인인지 등 어느 것도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전략적 제휴 파트너를 모색하고 있으나 이번 자사주 매각 건을 그런 차원으로 보는 것은 좀 앞서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앞서 20일에는 “외국계가 전략적 제휴보다는 투자목적”이라고 설명했으나 이번에는 “투자 목적인지, 전략적 제휴인지 명확하게 구분하기는 힘들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한편 하나은행의 자사주 매각은 오는 11월 하나금융지주 출범을 앞두고 이뤄질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대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자사주를 많이 보유하면 BIS비율이 떨어지고 자금활용을 못하는 문제가 있다”며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물량을 받아내기 위해서라도 자사주를 처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용욱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 신한지주 출범 때도 주식매수청구 비율이 10% 이상에 달한 것을 감안할 때 하나은행은 미리 자사주를 털어낼 필요가 있다”며 “자사주 매각시 아무래도 전략적 제휴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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