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우리 국채를 매입하는 것은 보유외환 다변화의 일환이라는 게 시장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중국은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 같은 방침을 강조해왔으며 실제로 최근 1년간 미국 국채 720억달러어치를 팔았고 대신 올 상반기에 1조7,326억엔(203억8,000만달러)의 일본 국채를 사들였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엔화 보유를 늘린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라면 한국 국채 매입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이 우리 경제를 좋게 평가하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2ㆍ4분기 경제성장률이 지금까지 통계가 집계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17개국 가운데 가장 높았으며 회원국 중 유일하게 4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또 하반기에는 경기회복 탄력이 둔화되겠지만 다른 국가보다는 좋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이 한국 국채를 안전한 투자처로 볼 만한 이유가 충분한 것이다.
그러나 신경 쓰이는 대목도 있는 게 사실이다. 우선 환율하락(원화가치 상승) 가능성이다. 외국인 자금의 국내 유입이 늘어나면 환율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이는 우리 수출에 부정적 요인이다. 나아가 국내 금융시장과 우리 경제가 중국에 휘둘릴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아직 그런 단계는 아니지만 중국이 국채매입을 계속 늘려 규모가 커지면 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의 위안화 절상 압박에 대해 중국 측은 미국 국채매도의 뜻을 내비치며 맞선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국의 한국 국채매입 추세를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