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자 블로그]김광수 기자의 ‘아! 차!’(9)

중국은 특별해!




세계 최대 시장에 구애하는 완성차 업체들

서울모터쇼에 이어 지난주 상하이모터쇼를 다녀왔습니다. 중국 모터쇼 하면 뭐가 먼저 생각나세요? 대다수가 짝퉁차를 가장 먼저 떠올리고 포털사이트를 보면 노출, 간루루(궁금하시다면 검색을) 등도 연관 검색어로 나옵니다. 어떤 것이든 중국 모터쇼에 대한 이미지는 그리 좋아 보이진 않습니다. 작년에 베이징모터쇼, 올해 상하이모터쇼에 다녀온 제 입장에서 보면 생각이 좀 다릅니다. 여느 글로벌 모터쇼와 비교해도 규모가 만만치 않고 볼거리도 많았으니까요.


아무래도 ‘돈’의 논리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중국은 세계에서 자동차가 가장 많이 팔리는 시장이 됐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중국에서 밀리면 끝장이라는 각오로 중국인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모터쇼에 총력을 기울였죠.

모터쇼 개막 전날 폭스바겐그룹이 모여 세력을 과시하는 ‘폭스바겐그룹 나이트’ 행사만 봐도 스케일이 다릅니다. 상하이모터쇼 하루 전 행사가 시작할 때 중국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랑랑이 등장하며 연주를 시작했고, 행사 중간에는 할리우드 영화배우 키아누 리브스도 깜짝 등장했습니다. 다시 공연 마지막은 랑랑이 장식했구요. 어찌 보면 별 일 아니지만 여타 모터쇼의 행사에서는 볼 수 없는 이벤트였고, 더 중요한 것은 폭스바겐그룹이 모터쇼에 공개한 차량들입니다. 폭스바겐그룹은 각 브랜드마다 상하이모터쇼에 숨겨둔 비장의 카드를 꺼내보였죠.


베이징과 상하이 등 중국 모터쇼에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다른 모터쇼에 공개된 모델이 등장하는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갈수록 월드프리미어(세계 최초 공개) 차량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첫 선을 보이는 모델의 수가 많다는 것이야말로 자동차 회사들이 얼마나 그 시장에 관심 있고 애정을 기울이냐는 증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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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모터쇼에는 BMW X4 콘셉트카, 메르세데스-벤츠 콘셉트 GLA, 아우디 A3 세단, 폭스바겐 콘셉트블루 쿠페,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LP720-4 50 애니버서리오 등 일반인들에게 처음 공개된 차량이 총 111개나 됐습니다. 서울모터쇼에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고 한 모델이 9개였고, 그 중에 절반이 트럭 등 상용차였음을 감안하면 한마디로 ‘급’이 달랐죠.

총 3개 구역으로 나눠 전시된 행사장도 전처럼 혼란스럽지도 않고 잘 정돈됐습니다. 승용차와 상용차, 부품업체들이 구역별로 나눠져 관람 편의를 도왔고, 곳곳에 배치된 행사 도우미들도 친절했습니다. 아직까지 중국 특유(?)의 무질서가 남아있던 점만 빼면 거의 완벽한 수준이라고 보입니다.

중국의 발전에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은 중국인들을 사로잡기 위한 저마다의 전략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재규어 랜드로버는 최근 중국 시장을 위해 중국 체리 자동차와 함께 현지에 합작법인을 세운다는 계획을 발표했죠.

중국만의 특화 모델이 출시되는 것은 새삼스럽지도 않습니다. 대부분의 브랜드가 큰 차를 선호하는 중국인에 맞춰 롱 휠 베이스 버전 모델을 중국에만 내놓고 있죠. 파나메라도 중국에만 내놓은 롱 휠 베이스 모델이 따로 있을 정도니까요.

아우디는 모델명을 중국에서만 다르게 표기하고 있는데요. 아우디는 A4 2.0 TDI, A8 4.2 TFSI 등 배기량과 엔진명을 사용해 차명을 표기합니다. 2.0은 2.0리터, 4.2는 4.2리터죠. BMW 525d(2.0리터), 벤츠 C200(1.8리터) 등 라이벌 회사의 모델이 정확히 배기량을 알기 힘든 것과 차이가 있습니다. 아우디는 오히려 자신들의 모델이 경쟁사보다 작아보인다고 생각해서 중국 내에서만 차량 표기법을 다르게 적용하고 있습니다. 3.0이 아닌 30식으로요. 가속도와 중력 등을 더해 표기한다고 하는데 A3 40 TFSI가 4.0리터는 아니라는 거죠. 중국에만 특별한 자동차 회사들의 전략, 돈 앞에는 장사가 없다는데 사실인가 봅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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