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블라디미르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단독 및 확대정상회담에 이은 공동기자회견에서 `미래'를 강조하며 양국간 실질협력 증대에 강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특히 노 대통령은 회담에서 "(90년) 재수교이후 놀랄만한 양국관계 발전이 있었지만 지난날 발전속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양국 관계가 진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이제 양국관계는 새로운 질적 수준에 도달했고 특히 경제통상협력은 앞으로 큰 전망을 갖고 있다"고 화답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전날 푸틴 대통령 자택에서의 비공식 만찬 회동과 관련, "격의없이 가슴을 열고 많은 대화를 나눴다"면서 "이를 통해 양국간 이해를 더욱 깊이할 수 있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하며 각별한 배려를 해준 푸틴 대통령에게 다시한번 감사한다"고 사의를 표했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목례로 답하면서 "러시아와 남북한 3자간 에너지와 교통 프로젝트를 하는데 대해 관심을 갖고 있고 다른 분야에서 이와 비슷한 3자간 협력을 하는데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우호적인 분위기는 두 정상이 양국간 각종 협정 체결과 사업 수주 등 8건의 서명식에 임석하는 `세리머니'로 이어졌다.
두 정상은 회담후 연합뉴스와 이타르-타스간 양해각서를 비롯, LG의 타타르스탄정유.석유.화학 프로젝트 및 삼성의 하바로프스크 정유공장 개.보수사업 계약, 수출입은행의 타타르스탄공화국 금융지원 양해각서 체결 등에 임석했다.
노 대통령을 수행중인 정부 고위관계자는 "정상들이 여러 건의 사업서명식에 이처럼 임석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우성(丁宇聲) 청와대 외교보좌관은 "노 대통령도 처음에는 기업끼리 하는 것인데 임석하는게 맞는가 하는 점을 생각했으나 러시아측의 요청이 있었고 우리측 기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임석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러시아 연방 상원에서 세르게이 미로노프 상원의장을 면담,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러시아 의회측 협조를 당부하고 숙소인 크렘린궁영빈관에서 양국 관계 발전에 기여한 세르게이 스테파신 감사원장 등 5명에게 수교훈장을 수여했다.
노 대통령은 앞서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과의 전투에서 전사한 러시아 무명용사들을 추모하기 위한 `무명용사묘'를 찾아 헌화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20일 이즈베스티야와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권력의 맛을 어떻게 느끼느냐"는 질문에 "권력에는 쓴맛도, 신맛도, 떫은 맛도 있다고 생각한다"고답하고 "퇴임후 아내와 함께 시베리아 횡단열차로 시베리아를 거쳐 모스크바로 여행하고 싶은데 이것은 제 소원이 아니라 아내의 소원"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uni (모스크바=연합뉴스) 조복래 고형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