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경기회복 예상보다 빨라 인상폭 커질수도

■ FRB 통화정책 중립전환인플레발생 가능성 커 이르면 상반기중 단행 19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결정은 현시점에서 금리를 인상하지 않지만, 금리 인상에 대비하라는 내용으로 요약된다. 미국 중앙은행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은행간 단기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현행대로 유지하면서, 동시에 지난 15개월 동안 유지해온 '완화 기조(Easing Bias)'의 통화정책을 포기하고, '중립기조(Neutral Bias)'로 전환했다. FRB의 이 같은 정책 방향 전환은 미국 경제가 올들어 예상외로 빠르게 회복하면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우려가 높기 때문에 이르면 올 상반기중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 것이다. 뉴욕 월가에서는 현재 1.75%인 연방기금금리가 연말에 3%까지 인상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선물시장에서도 연말까지 현재보다 1% 포인트 이상 단기금리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 중립 기조로 전환 FRB는 이날 발표문에서 "취약한 경제구조와 인플레이션 사이에 위험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며 중립 기조로의 전환 이유를 밝히면서, 앞으로 금리를 올릴 가능성에 더 많은 비중을 두었다. FRB는 "다음 분기에 수요 확대와 지속적인 경기 확장 요인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며 부정적인 측면을 제시했지만, "산업 재고 상승에 힘입어 경제가 상당한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밝혔다. 즉 현재 보이고 있는 강력한 회복력이 지속될 경우 지난해 단행한 공세적인 금리 인하의 반대방향을 걷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FRB가 밝힌 '중립 기조'가 곧 '긴축 기조(Tightening Bias)'로 넘어갈 것임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지난해 11차례에 걸친 금리인하로 40년만에 형성된 1%의 저금리는 경기 회복기를 맞아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고, 연말까지 2~3%의 금리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FRB는 금리 인상의 요인을 수요의 확대로 꼽았다. 최근에 발표되는 거시지표는 올들어 미국의 소비 및 투자가 늘어 수요가 빠른 속도로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2월에 실업률이 하락하고, 산업 생산이 증가했다. 산업 재고가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돌아서고, 지난해 4ㆍ4분기 노동생산성이 급증했다. 소비자신뢰지수가 1년반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FRB가 곧 금리 인상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낳게 하는 조건은 이미 형성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 금리 인상 전망 경제전문가들 사이에 현재 1.75%인 은행간 콜금리가 연말에 2.5%로 상승할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다. 또 시카고 선물시장과 유로달러 시장에서는 오는 5월 FOMC에서 0.25% 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75%로 보고 있고, 6월 인상 가능성을 100%로 보고 있다. 시장은 이미 5~6월에 금리가 인상될 것을 전제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경제전문가들 가운데는 미국 경제 회복 속도가 예상외로 빠른 만큼 금리 인상폭도 높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웰스 파고 은행의 손성원 부행장은 "FRB가 지난해에 지나치게 금리를 인하했기 때문에 인상 속도도 빠를 것"이라며 연말에 연방기금금리가 3.5%까지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미국의 금리 인상은 달러 강세에 힘을 더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금융자산의 수익성이 높아지므로, 저금리의 일본 자금이 미국 시장으로 이동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전망으로 이날 일본 엔화는 1달러당 131엔에서 132엔으로 하락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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