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가 10일 유로화 가치 상승을 막기 위해 유럽중앙은행(ECB)의 시장개입을 공식 요청, 각국간 환율전쟁이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그 동안 유로권의 업계에서 수출 타격을 우려, 강 유로에 강한 반발을 보여 왔지만 회원국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을 촉구하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 슈뢰더 총리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ECB의 정책 입안자들이 유럽의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유로ㆍ달러 환율을 적정하게 가져가고 있는지 논의하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강한 유로가 독일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경제 성장을 방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ECB는 현재 시장개입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지만 유럽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이 경제 침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강력한 요구를 해 옴에 따라 앞으로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CB는 최근 2년 이상 외환시장에 개입하지 않았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미국ㆍ일본 등 세계 주요 경제국들이 구두 발언은 물론 금리인하 등 각종 수단을 통해 경쟁적으로 자국 통화 가치 절하에 나서고 있는 터에 유럽도 결국 외환시장 개입에 나서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독일 경제는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우려될 만큼 심각한 경제 침체를 겪고 있어 유로화 평가절하를 적극 밀어 붙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