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이 우리 경제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소비 및 투자수요 감소로 올 성장률이 3%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에서 수출만이 `독야청청`하며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맡고 있다. 더욱이 수입에 비해 수출 증가폭이 커지면서 무역흑자도 차곡차곡 쌓이는 추세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올해 무역수지 흑자는 80억달러 내외에 달할 것으로전망된다.
수출 증가, 나아가 무역흑자 기조의 이면에는 적지 않은 문제점이 숨어 있다. 우선 중국에 대한 무역흑자에 비례해 일본과의 무역적자는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이런 무역불균형은 중국과의 무역마찰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반도체, 자동차, 무선통신기기, 선박 등에 대한 지나치게 높은 수출의존도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수출를 성장기여율 80% 웃돌아=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수출의 국내총생산(GDP) 기여율은 80.5%에 달했다. 소비나 투자가 죽을 쑤고 있는 반면 수출만이 호조를 보이며 우리 경제를 이끌어 가고 있다는 얘기다. 현재로서는 2분기에도 이런 상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 경기 상황은 좋지 않은 반면 해외여건은 점차 호전되고 있어 하반기에도 수출이 성장을 이끌고 가는 상황이 이어질것”이라고 말했다.
6월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데는 지난해 같은 기간동안 수출이 위축된데 따른 `통계적 착시효과`도 한 몫을 했다. 하지만 일 평균 수출금액을 살펴보면 정말 수출이 `순풍에 돛 단 배`처럼 호조를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해 9월 하루 평균 수출액은 10개월째 6억달러를 웃돌고 있다. 특히 6월에는 6억9,000만달러로 지난 2000년 9월(7억400만달러)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6월에는 중국에 대한 수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잠정 통계에 따르면 중국에 대한 수출은 지난해 6월에 비해 43.5%나 늘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결국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에 따른 수출 차질 우려가 말끔히 사라진 셈이다.
◇하반기에도 수출 호조현상은 이어질 듯=일단 하반기에는 수출입이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증가율을 기준으로 볼 때 둔화된다는 것일 뿐이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수출은 마이너스 또는 한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하반기부터 두자릿수 이상의 증가세로 돌아섰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수출 증가율이 20%내외에 달했기 때문에 올 하반기에는 이런 비약적 증가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하지만 월간 수출금액을 기준으로 한 수출실적은 최근처럼 호조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하루 평균 수출은 지난해 9월 6억달러를 넘어선 후 계속 6억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미국 등 선진국 경기가 다소 안정되고 있기 때문에 절대액을 기준으로 한 수출은 상반기 수준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단, 노동계의 잇단 파업, 환율하락 등은 수출 호조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노사관계, 환율동향 등이 하반기 수출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간 수출 및 무역흑자 목표를 달성하는데는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기대된다. 산자부는 올해 수출이 지난해보다 7.7% 늘어난 1,750억달러, 수입은 전년보다 9.8% 증가한 1,67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전망이 실현되면 무역수지 흑자는 80억달러 내외에 이르게 된다.
<정문재기자 timoth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