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주택담보대출 규제강화 전에 돈 빌리자"

은행창구 대출문의 폭주<br>금감원, 저축銀등 추가 점검대상 33곳으로 늘려

금융감독원 직원들이 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주택담보대출 취급실태에 대한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 /김동호기자



금융감독당국이 집값급등을 잡기 위해 금융기관에 대해 긴급현장점검에 착수한 6일, 은행 창구에는 규제가 강화되기 전에 주택구입자금을 조달하려는 고객들의 문의가 폭주했다. 금융감독당국의 담보대출 취급실태 점검에 이어 총량규제 등의 고강도 정책까지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대출 중단’ 사태를 우려하는 실수요자들이 영업점을 방문해 서둘러 대출을 받기 위해 신청서를 접수했다. 이에 은행 영업점의 대출창구에는 평소보다 대출을 문의하는 고객들이 2~3배 가량 늘어났으며 금융기관들은 일단 대출신청서부터 접수시키는 등 폭주하는 고객 민원을 수용하기 위해 분주한 분위기다. 신한은행 압구정지점의 대출담당자는 “지난 3일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급하게 영업점을 찾아와 대출신청서를 접수시키려는 고객들이 줄을 섰다”며 “대출규정이 까다로워지기 전에 일단 신청을 해놓고 승인을 기다리겠다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하나은행의 한 대출담당자도 “대출규제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대출을 신청했던 고객들 중 승인 여부를 묻는 전화가 수차례 걸려왔다”고 말했다. 2금융권에도 고객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삼성생명 강서융자부의 한 관계자는 “고객들의 불안감이 커졌다”며 “앞으로 감독당국의 규제가 어떻게 이뤄질 것인지, 대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등을 문의해왔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정부 정책의 신뢰성이 떨어지면서 시장의 저항력만 커진 상황”이라며 “연리 10%대의 대출을 받는 저축은행 고객들은 주택구입자보다 현금융통이 필요한 사업자들이 대다수인데 정부의 대출규제는 경기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모 은행의 분당 지역 영업점에서는 계약금 대출을 문의한 판교 당첨자들에게 대출조건 변경사항을 전화로 일일이 알렸다. 판교 당첨자에 한해 계약금 대출의 경우 직계존비속 등 제3자 담보로도 우대금리를 적용하기로 했으나 금융감독원 규정에 어긋난다는 자체 분석에 따라 제3자담보를 취급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의 여신부 관계자는 “감독당국의 감독 강화로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대출을 확대하기 위해 금리를 낮추거나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경우는 찾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집값 상승이 금융권 대출 탓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감독당국이 금융사에 대출규제에 나서라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며 “전셋값과 집값이 동시에 오르면서 주택구매 기회를 기다려왔던 가수요자들이 실수요자로 돌아서는 상황에서 결국 대출 규제는 서민 피해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금감원은 이날 금융회사별로 검사역을 최대 4명까지 모두 30여명을 파견해 현장점검을 벌였으며 저축은행을 추가해 점검대상 금융사를 총 33개로 늘렸다. 은행은 우리ㆍ하나ㆍ국민ㆍ농협ㆍ기업은행 등 7곳과 삼성ㆍ교보ㆍ흥국생명 등 보험사 6곳, 예가람ㆍHKㆍ교원나라 등 저축은행 20곳 등이다. 금감원은 이번 조사에서 대출 신청자의 채무상환능력 기준적용 여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및 총부채상환비율(DTI) 적용의 적정성, LTV 부당적용 광고 여부 등을 집중 점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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