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리자 프라사드 코이랄라 네팔 총리가 2일신정부의 각료 명단을 발표했다.
지난해 2월1일 갸넨드라 국왕이 정부를 해산한지 15개월여 만에 새로 구성된 이번 내각에서는 마오반군과의 연결고리를 갖고 있는 네팔공산당의 카드자 프라스드올리가 부총리겸 외무장관에 임명됐다.
또 내무장관에는 크리슈나 시타울라, 재무장관에 람 샤란 마하트가 각각 기용되는 등 네팔의회당 소속 의원들이 4개 장관직을 꿰찼고 네팔의회민주당과 연합좌파전선에서도 각각 1명이 등용됐다.
지난해 해산 당시에 34개 장관직이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 구성된 신정부는 일단 `초미니 내각'인 셈이다.
하지만 최근의 총파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7개 정당 가운데 이번 조각에서 배제된 3개 정당은 차후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번 정부구성 과정에서는 7개 정당 중에서도 특히 제2정당인 네팔공산당이 신정부의 지분 문제를 놓고 놓고 네팔의회당과 밀고 당기는 싸움을 거듭했으나 마지막 단계에서 타협이 이뤄졌다.
이와 관련, 네팔공산당의 고위 당직자인 잘라나스 카날은 "이번 조각에 결코 만족할 수는 없지만 계속 협상만 할 수도 없었다"면서 "하지만 국민들이 좋은 인상을 갖지 못할 것"이라며 여전한 불만을 드러냈다.
총 17명의 희생자를 낸 총파업을 거친 끝에 민주주의의 회복이라는 과제를 안고 출범한 네팔 신정부는 일단 제헌의회의 소집을 통해 왕권을 제한하겠다던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하는게 급선무다.
또 국토의 절반 가량을 장악하고 있는 공산반군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 내 주류 정치권에 합류시키는 것도 당면한 과제다.
선거를 거쳐 제헌의회가 소집되면 국왕에게 군통수권과 정부해산권을 부여하고있는 1990년 당시의 헌법이 왕권을 대폭 제한하는 방향으로 개정되거나 왕정 자체의 폐지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이에 앞서 네팔 하원은 지난달 30일 제헌의회 구성을 위한 선거개최 방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한 바 있다.
지난달 28일 현지 상황 점검차 카트만두에 도착한 미 국무부의 리처드 바우처 남아시아 담당 차관보는 이날 밤 코이랄라 총리 등 정치 지도자들과 만나 향후 정치일정에 관한 의견을 주고받을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공산반군은 이날 "우리는 자유선거를 통해 왕정 유지나 공화국으로의 전환 여부를 결정할 새 의회가 소집되기를 강력히 희망한다"는 성명을 거듭 발표했다고 네팔뉴스닷컴이 보도했다.
한편 하원청사 바깥에서는 이날 200여명이 제헌의회 구성을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요구하면서 시위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