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표현의 자유'보단 청소년 보호 초점을

[방송 품격 키우자] (하)<br>파스타·거상 김만덕등 드라마<br>막말·막장 없이도 큰 인기 끌어<br>심의委 "장르·주제별 중점심의"


'고고씽''어게인 듣기'' 그지 같네요''컴온 체크잇 나우''스멜굿'…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위)가 2009년 9월~10월 2개월간의 심의결과에서 법정 제재를 받은 방송 속 막말들이다. 최근 정부는 막다른 길로 치닫고 있는 방송의 품격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자극적인 언어와 인위적인 전개 등 이른바 막말ㆍ막장 방송 등으로 오염되는 방송을 개선하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이진강 방통심의위원회는 2010년 주요 업무 계획으로 '방송의 품격 제고 및 인권보호'를 선정하고 장르별ㆍ주제별 프로그램 내용분석과 중점심의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또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1일 방송계 CEO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막말방송을 퇴출해 방송의 품격을 올려줄 것을 당부했다. ◇표현의 자유냐 청소년 보호냐=정부 이 같은 방침에 대해 일각에서는 헌법이 정한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막말과 막장의 기준이 모호해 악용될 소지도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심의에 걸릴까를 생각하면 아이디어가 차단된다"며 "방송은 창의력 싸움인데 심의를 먼저 고려하다 보면 경쟁력있는 프로그램 만들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방송은 청소년과 유아들이 본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특히 가족과 인간관계 등 자아가 정립되지 않은 아동과 청소년들이 방송을 현실화 해 모방하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김양하 방통심의위 실장은 "방송 내용은 대중에게 전달돼 사회적 파급효과가 큰 만큼 표현의 자유와 창작의 과정은 존중하되 방송의 사회적 책임과 규율은 강조돼야 한다"며"물ㆍ공기가 오염되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듯 수신기와 안테나만 있으면 누구든 볼 수 있는 지상파 TV가 막말과 막장으로 채워진다면 사회의 건전성 유지는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방송사의 투자와 노력 절실 = 세바퀴'(MBC)'강심장'(SBS) 등 막말의 유혹에 노출된 오락 프로그램은 시사 교양프로그램의 절반 비용을 투자해서 제작하지만 시청률은 높아 제작진이 어느 정도의 선전성은 용인하는 경우가 많다. 복근을 보여주기 위한 연예인들의 맨몸 출현 등 재미와 시청률을 충족하기 위해 프로그램은 선정적이고 자극적으로 내몰리게 된다 그러나 막말ㆍ막장 코드가 없어도 인기를 끌 수 있다는 것을 최근 드라마들이 말해주고 있다. 만화를 원작으로 한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MBC), 조선시대 기녀출신의 거부 김만덕의 삶을 다룬 '거상 김만덕'(KBS), 최근 종영한 요리사의 이야기를 다룬'파스타'(MBC) 등은 막장과 거리가 멀지만 10%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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