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온라인 게임 유해성, 百聞이 不如一見"

법원, `리니지 2' 폭력·선정성 가늠위해 게임 시연

온라인 게임 '리니지2'에 대한 정보통신윤리위원회(정통윤)의 청소년 유해 매체물 결정의 정당성을 검토하기 위한 게임 시연이 9일 오후 서울행정법원 4층 소회의실에서 진행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조해현 부장판사)가 주관한 이날 검증은 원고측 엔씨소프트가 컴퓨터와 빔프로젝터, 동영상 CD 등을 직접 준비해 법원 LAN선으로 리니지2서버에 실시간 접속, 게임을 직접 해 보이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게임 시연자는 '리니지2' 5개 종족 중 엘프(요정)종족을 택해 몬스터(괴물) 사냥, 정령탄 구입 등의 장면을 보여줬고 엔씨 김흥준 부사장은 "게임 내에서 오랜 시간 공들여 키워야 하는 캐릭터를 단시간에 얻으려는 이용자들이 게임 밖에서 현금으로 '아데나'(리니지의 화폐)를 거래하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재판부가 "게임 아이템의 외부 거래를 막을 기술적 방법이 없느냐"고 묻자 김부사장은 "친구끼리 아이템을 주고받는 것까지 금할 수는 없어 기술적 한계가 있지만 직원들의 모니터링에서 수상한 거래가 발견되면 즉시 이용자 계정을 박탈한다"고설명했다. 정통윤측이 "리니지2는 아이템 거래 사이트가 따로 존재하고 아이템 의존도가다른 게임보다 높아 이같은 부작용이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하자 엔씨측은 "아이템시장에서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구현돼 오히려 교육적 효과도 있다"고 반박했다. 게임의 폭력성을 검토하기 위해서는 이용자가 다른 이용자를 죽이는 PK(PlayerKilling) 장면과 성의 주권을 놓고 대규모 전투를 벌이는 공성전(攻城戰) 장면이 시연됐다. 엔씨측은 "공성전도 반드시 대량 살상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어느 한편이 상징물을 일정시간 이상 차지하면 승패가 갈린다"며 "어둠의 전설, 거상, 라그나로크 등에비해 잔인하지도 않다"고 주장했다. 엔씨측은 그러나 "게임 규정을 악용해 속임수로 정상 이용자를 카오틱 캐릭터로만든 뒤 그 이용자를 합법적으로 죽여 아이템을 갈취하는 이른바 `카오틱 제조행위'는 문제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니지2'의 다크엘프 종족 여성 캐릭터가 게임 시작시 반라에 가까운 옷차림에육감적인 몸매를 지니고 있는 점 때문에 선정성도 문제가 됐다. 엔씨측은 "게임을 30분 정도 하면 레벨이 상승해 갑옷을 구입할 수 있고 전투를위해 옷을 벗지 않으므로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며 "다른 게임에 비해 특별히 선정적인 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정통윤 측은 이날 게이머를 섭외하지 못해 별도의 시연은 준비하지 못했다. 재판부는 "육안으로 직접 게임을 봤다는 데 오늘 검증의 의의가 있다"며 "양측은 문제가 되는 장면들이 게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지 등을 입증해 달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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