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유통가 포커스] 롯데ㆍ신세계 '같으면서도 다른 고민'

롯데, 할인점 고전 걱정·신세계, 백화점 부진롯데와 신세계. 백화점과 할인점 시장에서 한치 양보 없는 전쟁 중이다. 롯데는 백화점 부문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고 신세계는 이마트로 할인점 시장에서 선두다. 그러나 이들 두 회사는 드러내고 싶지 않은 아픔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롯데는 백화점에서 번 돈을 할인점 마그넷에 쏟아 붇고 있는 형편이고 신세계 역시 할인점 사업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만 모기업인 백화점에서 고전중이다. 아픔이 크면 약도 강한 것을 쓰기 마련. 롯데는 할인점 시장에서 이마트를 따라잡기 위해 올해 마그넷 12개점을 신규 오픈 할 계획이다. 롯데는 부인하지만 유통가에서는 이미 많은 마그넷 점포가 경쟁력을 잃어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게다가 할인점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들어갔다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롯데가 공격적으로 마그넷 점포를 확충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만만찮다. 유통가의 한 관계자는 "롯데가 백화점에서 돈 벌어 마그넷 적자 메꾸고 점포 확장하는 데 쓴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라며 "롯데가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해도 언제까지 이런 모험을 계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신세계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백화점의 경우 대표격인 본점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기업에게는, 특히 국내 기업에게는 수익보다 자존심이 우선하는 경우도 있다. 신세계는 원조 백화점으로서의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본점을 대대적으로 리뉴얼 할 계획이다. 이르면 올해 말부터 공사에 들어가 명동 롯데 본점보다 더 크고 화려하게 지을 생각이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20~30대가 소비를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장년층 고정고객만 찾는 신세계 본점이 리뉴얼을 한다고 해서 과연 손님이 늘지 의문"이라며 "최고의 입지 조건을 가지고 있는 롯데가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중심 상권에서 벗어나 있는 본점을 큰 돈을 들여 리뉴얼 하는 것은 수익논리로만 따진다면 잘못하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각 영역에서 1위자리를 지키고 있는 롯데와 신세계. 이들이 내딛는 발걸음 하나하나에는 2위는 이해하지 못하는 1위만의 고민이 깊이 자리하고 있다. 임동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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