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라니… 콧대 높던 일본의 대굴욕
경기 전망 10개월만에 하향 조정■ 위기의 일본생산·수출 부진 여파로 월례보고에 "약화" 언급
신경립기자 klsin@sed.co.kr
일본 정부가 세계 경기둔화에 따른 수출부진을 이유로 경기기조에 대한 판단을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향 조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의 경기 판단을 제시하는 월례경제보고에 지난달까지는 "부흥수요 등을 배경으로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다"는 표현이 사용됐으나 8월에는 여기에 "일부에서 약화 움직임"이라는 표현을 덧붙이는 방안이 정부 내에서 검토되고 있다고 지난 25일 전했다. 신문은 후루카와 모토히사 경제재무상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28일 열리는 관계각료회의에 제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경기 판단을 하향 조정하는 것은 유럽 재정위기가 악화한 지난해 10월 이래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정부가 경제 평가를 하향하는 것은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생산과 수출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출은 중국과 유럽 시장의 위축으로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재무성 발표에 따르면 일본의 대 유럽연합(EU) 수출은 1년 전보다 25% 감소했으며 대중 수출도 12% 감소했다. 수출감소로 기업의 생산활동도 위축되고 있어 부흥수요 덕에 살아나던 경기회복세가 둔화하고 있으며 경기 앞날도 점차 불투명해지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한편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은행 총재는 앞서 24일 오사카에서 열린 강연회 및 기자회견에서 경기와 물가 전망에 대해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유럽 채무위기와 엔고가 일본 경제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시점에서 일본 경제회복 시나리오에는 "아직 변함이 없다"고 시라카와 총재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