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새해 정재계 인사들과의 첫 만남에서 경제회복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박 대통령은 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여야 대표와 경제5단체장 등 19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신년 인사회'에서 경기 활성화와 경제혁신3개년계획을 강력히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국내 주요 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의 새해 화두 또한 위기극복과 공격경영이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날 시무식에서 "올해를 브랜드 가치 제고와 함께 연구개발 투자 확대 등을 통해 세계적인 선도업체로 도약하는 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올해 사업환경은 여전히 어려워 보인다"면서도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굳은 각오로 방법을 찾고 힘을 모아 철저하게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 한해 새롭게 도전하고 변화해야 한다"고 당부하며 신사업의 본격적인 추진, 새로운 수요 창출 등을 통해 미래 경쟁력을 확충하자고 다짐했다.
대통령을 비롯한 경제인들의 새로운 각오에도 불구하고 우리 앞에 놓인 경기지표들은 우호적이지 않다. 이날 통계청의 경기종합지수를 보면 지난해 11월 선행지수와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각각 0.1포인트와 0.2포인트 하락하며 세월호 침몰사고 직후인 5월 이후 처음으로 동반 하락했다. 또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집계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에서 1월 종합경기 전망치는 90.3으로 지난해 2월 이후 11개월 만에 최저치로 내려갔고 한국은행이 조사한 지난해 12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3개월 연속 하락하며 71까지 주저앉았다. 앞으로도 당분간 경기회복 모멘텀은 발견되지 않는다. 그나마 정부 재정 조기집행과 금리인하·유가하락 등이 긍정 요인이지만 투자와 소비를 살리기에는 역부족이다. 투자·소비를 모두 살리되 1,000조원의 가계부채를 감안한다면 기업투자 촉진에 보다 무게를 두는 것이 정책 실효성을 높이는 길이다.
정부는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저해하는 규제들을 샅샅이 찾아내 제거해나가야 한다. 기업과의 원활한 소통을 유지하는 노력도 필수적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기업인이 맘껏 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다. 그런 측면에서 국내 3위인 SK그룹의 최태원 회장이 가석방 요건을 갖추고도 경영에 복귀하지 못하는 것은 경제회복이라는 국가적 과제 앞에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대한항공의 '땅콩 회항'으로 반기업정서가 지나치게 확대되지 않도록 경계할 필요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