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소재산업 키우자] 부품·소재산업 키워야 소득2만弗시대 열린다
日 수입의존 높아 수출 할수록 對日 적자 늘어 대기업-中企 협력 절실
삼성전기-메가급 고부가 제품 충력
삼성SDI-'첨단한국' 초석 일등공신
편광판 2006년 세계 1위
동부한농화학-"2차전지시장 강자 부상"
제일모직-전자재료 사업 초일류화
삼양사화학등 새 성장동력 육성
효성-"타이어코드 부동의 1위"
금호타이어-"2010년 글로벌 톱 5 도약"
LG전선-휴대폰·커넥터 집중 육성
대한전선-초고압 전력 부문 최강자
우리나라가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의 덫에서 벗어나 2만 달러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산업의 체질이 바뀌어야 한다.
지금 한국 경제를 이끌고 있는 전자ㆍ자동차 등 대표산업 조차 대부분 기반이 되는 부품소재산업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품소재산업의 발전 없이는 이들 주력산업들도 쇠퇴의 길을 걸을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시정연설을 통해 "철강, 조선, 자동차, 반도체 등 주력산업을 고도화하고, 부품 소재산업이 수입의존 구조에서 탈피하도록 그 기반을 조성하겠다"란 강한 위지를 밝혔다.
재계도 선진국형 첨단산업구조 구축을 위해 부품소재산업 육성을 최대 역점사업으로 설정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전략사업단내에 부품소재산업 TFT(태스크포스팀)을 발족하고 내년초까지의 업무 로드맵을 확정했다. 또 내년초부터 2월말까지 10대 핵심품목별 세부 추진계획을 수립해 로드맵이 실질적으로 기업의 사업에 연관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현명관 전경련 부회장은 "수출 과실의 대부분이 일본으로 빠져나가는 기형적인 산업구조를 개선하고 미래 제조업의 성장기반을 다지기 위해서는 부품소재 산업의 대일 의존을 극복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앞으로 부품소재산업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 기형적인 사업구조 탈피해야 = 정부와 재계가 부품소재산업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부품의 대일의존도가 높아지며 국내 산업구조가 기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간 수출 2,000억달러를 돌파했다는 반가운 소식 이면에는 지난 8월까지 대일무역적자가 150억달러에 이른다는 우울한 수치가 숨어있다.
반도체, 휴대폰 등 수출효자 품목의 핵심부품을 대부분 일본에서 들여오며 완제품 수출로 흑자가 커질수록 대일적자가 늘어나는 기형적인 산업구조때문이다.
또 제조업의 효율성이 강조되면서 부품사업의 아웃소싱이 늘어나 국산화율이 뒷걸음질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 따르면 휴대폰 등 무선통신기기 분야 국산화율은 56%, 유선통신기기분야 60%, PC 등 정보기기분야 55%, 방송기기분야 57%, 부품소자 분야는 63%에 그치고 있다.
일본의 정보통신분야 부품 국산화율 94.8%에는 턱없이 못 미치는 수치다.
이정동 서울대 과학기술대학원 교수는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경제 강국들은 예외없이 기존 단순제조 단계를 거쳐 핵심부품ㆍ소재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부가 경제구조를 정착시켰다"며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일부 고가의 첨단제품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핵심부품ㆍ소재를 선진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낮은 부가가치만을 얻게 된다"고 꼬집었다.
◇ 대기업 부품소재 사업 적극 진출해야 = 국내 부품소재 산업의 문제는 부품소재 기업의 90%가 종업원 50인 이하 중소기업으로 자체적으로 혁신역량을 갖추기 보다는 대기업의 단순 하청기업으로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원 부족은 물론 지금지원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2010년쯤이면 중국이 대다수 부품소재 품목에서 기술적으로 우리나라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결국 완제품에 있어서도 경쟁력 상실로 이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현재 중소기업에서 위주의 부품소재 사업에 기술력과 자금력을 가진 대기업들의 적극적인 진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부품소재사업 대기업으로는 전자부품분야에는 삼성전기ㆍ삼성SDI 등이 꼽힌다. 竊봉奐穗?5㎝ 거리까지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모듈과 모바일용 '위성 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 튜너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데 이어 휴대폰용기판인 '셈브리드(SEM Brid)'에 역량을 집중, TV폰ㆍ캠코더폰ㆍMP3폰과 같은 고기능의 차세대 휴대폰 기판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삼성SDI는 브라운관ㆍPDPㆍLCDㆍOLED 등 4개 디스플레이 부품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리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기존 32인치 브라운관보다 두께를 15㎝나 줄인 빅슬림 브라운관은 최고의 화질과 최저의 가격으로 전세계 디지털TV 수요자에게 극찬을 받고 있다.
정보전자 소재분야에서는 LG화학ㆍ제일모직ㆍ삼양사ㆍ동부한농화학이 대표주자다.
LG화학은 2차전지ㆍ광학소재ㆍ영상소재 등 정보전자소재 산업을 차세대성장동력으로 삼고 오창테크노파크에 2010년까지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러한 투자를 바탕으로 LG화학은 2005년에는 2차전지 분야에서 세계 빅3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일모직은 최근 미국 듀폰과 손잡고 동박적층필름(FCCL)을 생산하는 합작사를 설립키로 하는 한편 반도체 연마제인 CMP슬러리,2차전지용 전해액 등 다양한 전자소재들을 생산하고 있다.
창립 80주년을 맞은 삼양사의 김윤 회장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기술을 이용해 디스플레이 소재 시장에 진출하겠다"며 사업 다각화에 전력을 기울일 것을 피력했다.
자동차부품에서는 효성과 금호타이어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효성은 타이어코드 부문 세계 1위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전세계에 굴러다니는 자동차 타이어 4개중 1개는 효성이 만든 타이어코드가 들어가있다.
◇ 대ㆍ중소기업 상생 필요 = 한ㆍ일 FTA협정, 중국의 맹추격 등의 위협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핵심 수입부품 국산화를 위한 대기업ㆍ중소기업간의 협력이 어느 때 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전국경제인연합과 중소기업진흥회도 이와 관련 지난달 6일 '대중소기업간 핵심수입부품 공동개발체제 구축 세미나'를 열고 대ㆍ중소기업간 부품개발 체제 구축이 시급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대ㆍ중소기업간 부품개발의 협력의 성공을 위해 전문가들은 대기업의 중소기업에 지분투자 확대와 이를 위한 정부의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의 지분 출자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출자총액제한제이 대한 개선을 대ㆍ중소기업간 상생을 위한 선결과제로 꼽았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공동개발 제품의 신뢰성 확보를 위한 테스트베드시스템을 구축하고, 수요 대기업이 주도해 수급펀드를 조성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임영진 주성엔지니어링 부사장은 "국가 기간산업에 기여하는 중소기업에 대해선 정책적 보호와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철저한 업종 구분과 상호 지원제도 마련 등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에 전념할 수 있는 발전적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갑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선진국의 부품소재 관련 기술을 따라잡기 위해선 선진기업과의 적극적인 기술제휴 노력이 강화돼야 한다"며 "대기업들이 부품업체들과 신기술 관련 협력 네트워크를 형성해 부품업체들이 핵심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적극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hskim@sed.co.kr
입력시간 : 2004-11-01 1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