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오일머니 유치하자"

美 벽에 막힌 국내 금융사 중동자금시장으로 눈 돌려


미국 등에서 중장기 글로벌본드 발행이 벽에 부닥치자 국내 금융회사들이 오일머니가 풍부한 중동계 자금 유치에 나서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들이 조달시기를 늦출 정도로 국제금융시장의 채권발행 여건이 얼어붙으면서 새로운 자금공급처를 찾고 있는 것. 중동은 국내 건설업체와 플랜트 업체 등이 많이 진출해 있고 한국경제에 대한 우호적인 시각이 강해 자금조달 여건이 갖춰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이르면 다음달 중동자금 차입을 위한 준비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고 일부 시중은행도 중동 쪽 자금유치를 위해 현지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은 "중동계 금융기관과 접촉하고 있고 플랜트 등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공동으로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곳도 있을 정도"라면서 "직접차입의 경우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다만 "중동자금 차입여건은 만들어지고 있지만 실제 차입에 성공하려면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관계를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중은행도 중동자금 차입을 추진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자금담당 부행장은 "몇 개 은행이 자금차입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직접 조달할지 우회로 조달할지 등 여러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금융기관들은 이슬람채권(수쿠크)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해 자금조달이 더 까다롭고 금리도 높다는 점을 아쉬워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다른 자금담당 부장은 "이슬람채권법이 통과됐다면 큰 무리 없이 자금조달이 이뤄질 수 있지만 현재는 더 높은 금리를 줘 조달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자산운용사 등을 통해 우회적으로 달러를 조달해야 하기 때문에 더 높은 금리를 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금융권의 외화자금 수급이 막히자 정부 역시 중동자금 확보 등 외화조달 창구를 다양하게 할 갈 것을 당부했다. 이날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차입구조 개선 노력을 위해 국제금융시장에서 대외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고 중동자금 활용 등 차입선 다변화 추진 등에 대해 공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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