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가자지구, 공습끝나도 '시멘트 부족' 으로 재건 불가능

이스라엘의 공습이 끝나도 가자(Gaza)지구에는 ‘시멘트 부족’이라는 또 다른 재앙이 닥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경제잡지 비즈니스위크(Businessweek)는 23일(현지시간) 하마스 무장정파가 과거 시멘트를 땅굴 건설에 사용한 탓에 생긴 규제로 이스라엘의 공습이 끝나더라도 수년 내 건물들을 다시 짓기가 힘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가자지구는 현재 포격으로 인해 많은 건물이 파괴된 상태라 이스라엘과의 전쟁이 끝나면 많은 양의 시멘트가 필요하다. 그러나 하마스는 시민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군용으로 시멘트를 사용한 전력이 있다. 건물을 짓는데 필요한 구호물품들은 예전에 끊겼고 주변국들은 건축자재를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어 포격으로 황폐화된 가자지구를 수년 내에 재건하는 것은 힘들 전망이라고 비즈니스위크는 전했다.

특히 이스라엘 방위군은 지상군 투입 당시 발견된 땅굴의 수와 복잡한 구조에 놀라 가자지구에 있는 하마스 엔지니어들에게 터널을 지을 수 있는 재료를 금지했다. 이때문에 시민들 역시 시멘트를 구할 수 없게 됐다.

지난 21일 이스라엘 방위군은 가자지구와 이스라엘의 국경에서 23개의 땅굴과 66개의 접견 지대를 발견했다. 그 일대의 토양은 매우 무른 편이라 쉽게 땅굴을 팔 수 있지만 견고하게 만들기 위해선 콘크리트가 필요하다. 이스라엘 군은 여기에 시멘트, 흙, 자갈, 물을 섞어 만든 콘크리트 60만톤이 투입된 것으로 보고있다.


땅굴은 깜짝 놀랄 정도로 복잡한 구조를 가졌다. 지난 10월 이스라엘측이 국경 아래에서 발견한 땅굴은 길이가 1.6마일 이었고 지상에서 66피트 아래에 위치했으며 각종 전자 장비들을 갖추고 있었다. 또 “수 개월을 견딜 수 있을 정도의 쿠키와 요구르트 그리고 음식들이 쌓여있었다”고 알-모니터(Al-Monitor)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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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땅굴과 은신처는 가자지구가 세계각국에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시멘트 수입 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호소했던 시점에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해 이스라엘 인권단체 비첼렘(B’Tselem)은 “가자에 있던 건설사와 노동자들은 건설 프로젝트가 자재부족으로 보류됐다고 전했다. 건설사들은 강제적으로 노동자들을 해산시켰고 이 때문에 대가족을 부양하는 수천명의 사람들이 생계를 잃었다”고 밝혔다.

알 모니터의 기자 라샤 아부 자랄(Rasha Abou Jalal)은 22살 남성으로부터 지난해 부부가 지낼 집을 짓기 위해 시멘트를 구하러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보도했다. 남성은 결국 밤 10시 30분경 지정된 장소에서 비밀리에 사람을 만나 시멘트를 구입했다.

비즈니스위크는 이러한 시멘트 부족이 머잖아 가자지구를 나락으로 떨어뜨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하마스 무장정파는 시멘트를 가지고 땅굴을 만드는데 사용한 전력이 있어 국제기구들이 당장 조치를 취해주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진 기자 dj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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