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화가 미국의 장기적인 불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배리 아이켄그린(사진) 미국 UC버클리대 교수는 24일 세계경제연구원이 ‘한미 FTA와 한국경제의 미래’라는 주제로 개최한 초청강연에서 “아시아 국가들이 미 서브프라임 위기가 미칠 영향을 간과하고 제때 대응을 하지 못했다”며 “미국의 경기침체로 인해 중국 성장이 둔화되고 일본도 엔캐리 자금의 청산과정에서 디플레이션으로 회귀하는 등 아시아 경제도 전반적인 저성장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이켄그린 교수는 “특히 서브프라임 사태가 투자자들의 미 국채시장 이탈을 가속화함에 따라 달러화 평가 절하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라며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수출기업들에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에서도 홍콩ㆍ싱가포르ㆍ대만이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며 한국도 적잖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이켄그린 교수는 “미국의 경기침체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침체의 골이 깊지 않은 상태가 지속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브프라임 부실은 주택경기와 맞물려 있는데 현재 미국은 1920~30년대를 연상시키는 주택공급 과잉 적체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당시 과도한 주택 신축으로 미 부동산 경기는 10년간의 침체 현상이 지속됐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이켄그린 교수는 “미국경제 불황이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침에 따라 내년 한국 경제도 영향받을 수 있다”며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내세우는 7% 성장은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한국이 추진 중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은 한국 내 제품경쟁을 유발해 한국의 시스템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 현재의 과도기를 지나면 한국은 다시 성장에 가속도가 붙는 시기를 맞게 될 것이라며 “5~6% 정도의 경제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의 저성장은 금융시장 개혁이 상품시장보다 빠른 속도로 이뤄지면서 경제의 각 부분이 제대로 맞물려 돌아가지 못하는 데 따른 과도기적 현상”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한미 FTA는 상품경제시장을 활성화시켜 경제 성장을 촉진시키는 데 유용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켄그린 교수는 “미 의회에서의 한미 FTA 비준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지만 한ㆍEU FTA 추진이 미국에 대한 압박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의회를 설득할 가장 효과적인 카드는 역시 안보 문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