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동십자각] 집권당이 흔들리면...

정부와 집권당이 흔들리면 선량한 국민들이 불안하다.정국이 혼란할 경우 국민생활이 불편하며 나라장래가 걱정스럽다. 존 도스워스 국제통화기금(IMF)한국사무소장은 최근 한국일보가 주최한 IMF 1년반 평가와 과제라는 심포지엄에서 『한국위기는 끝나지 않았고 내년이후 지속적인 회복과 성장을 실현할 지에 대한 전망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국주재 외국언론인과 투자분석가들은 또 지나친 정치싸움과 진형구 전대검 공안부장 발언파문에 따른 노동계 움직임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국민의 정부 지도층은 그동안 경제개혁과 수출촉진, 외국인 투자유치에 힘입어 일단 외환위기를 넘겼으며 국가경쟁력 강화차원에서 한국경제의 체질개선에 역점을 두고있다고 말한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러시아 방문을 끝으로 4강과의 외교구상을 마무리했다고 평가하면서 러시아 방문중에 국내에서 터진 장관부인 옷 사건 보도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대통령은 밖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외교를 하고있는데 국내 옷 사건에 밀려 자신의 외교활동 관련기사가 작게 취급되었다』고 여러차례 불만을 토로했다. 언론은 속성상 통치권자의 동지도 적도 아니다. 언론은 국민정서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는 매체일 뿐이다. 물론 金대통령을 비롯한 권력지도부는 나라경제를 살리기 위해 국민과 더불어 금융과 기업·노동·공공부문 등 4대 개혁을 추진한 결과, 환란을 극복하고 어느정도 외교성과를 얻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이들은 그러나 경제개혁 과정에 있으며 국민들의 기대가 큰 정치개혁을 단행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정치개혁은 IMF 프로그램을 내세워 진행중인 경제개혁보다 상대적으로 어렵다. 왜냐면 IMF 요구와 같은 강제 프로그램이 없는데다 DJP정권을 견제하는 세력이 만만치 않기때문이다. 지난 6·3 재선거때 드러난 여권 참패가 이를 잘 뒷받침하고 있다. 중산층을 포함한 대다수 국민들은 대선 공약대로 1년6개월안에 경제난국을 극복한 金대통령의 공헌을 인정하면서도 모든 국정을 좌지우지하려는 경향이 강한 DJ 통치방식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이다. 특히 김태정 전 법무장관의 경질과정에서 보여준 DJ선택을 놓고 말들이 많다. 순리에 따르면 쉬운 길을 두고 상당기간 어려운 길을 고집했다는 것이다. 인사에 원칙이 중요하지만 민심(「天心」)이 원칙을 앞선다. 金전장관의 조기경질을 건의했다가 쉽게 물러선 국민회의 김영배 총재권한대행 중심의 약체 지도부의 무소신도 문제다. DJ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시스템과 불평등한 인간관계가 더욱 걱정이다. 『金대통령은 흔들리는 국민회의가 국정운영에 나서도록 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불만의 소리가 당 안팎에서 나오고있다. 金총재의 권한을 대행(代行)하고있는 현 지도체제로서는 집권당의 역할을 기대할 수 없다. 金대통령은 조기전당대회를 통해 실권있는 지도부를 탄생시켜 이들이 자발적으로 책임정치를 하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 국민회의는 총재 또는 대표체제의 지도부 등장이 시급하다. 金대통령은 『정권을 잡으면 국정에 전념하기 위해 총재직을 버리겠다』는 대선공약을 적극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金대통령은 민심을 조기 수습하고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비전 제시를 위해 자신의 역할을 재점검하는 한편 역량있는 우군의 자발성을 이끌어낼 시스템을 재구축해야 하지않을까. ISH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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