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10월은 잔인한 달'
국감준비에 아셈까지 "바쁘다 바빠"
「공무원들에게 10월은 잔인한 달?」
목영만 서울시 기획과장은 요즘 몸이 10개가 있어도 모자랄 지경이다. 국정감사 준비에 아시아ㆍ유럽정상회의(ASEM) 지원업무, 행정자치부에서 실시하는 지방자치단체 평가 자료 준비 등으로 눈코뜰새 없기 때문이다.
매년 치르는 국감이지만 국회의원들이 요구하는 자료가 워낙 방대해 매일 오전7시30분에 출근해 오후9~10시에 퇴근할 때까지 꼬박 매달려도 일이 끝나지 않는다. 게다가 18일부터는 서울에서 열리는 아셈 지원을 위해 짝ㆍ홀제운행 단속까지 나가야 하는 형편이다.
목 과장은 『출근하자마자 기획과의 주업무인 국감자료 준비상황을 시장에게 보고하고 1~2개 업무를 처리하다 보면 어느덧 점심시간』이라며 『구내식당에서 대충 점심을 먹고 또다시 업무를 시작하지만 다음날 자료제출을 위해 거의 매일 야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사정은 예산과도 마찬가지다. 매년 이맘 때 준비하는 내년 예산편성과 국감자료 준비로 하루가 짧다.
사정은 정부부처도 마찬가지로 세종로·과천의 정부청사는 요즘 밤에도 불이 꺼지지 않는다.
특히 아셈을 도맡아 준비하는 외교통상부의 직원들은 밤을 꼬박 새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셈준비기획단의 경우 오는 20일부터 열리는 정상회의를 위해 벌써 일주일째 집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합숙을 하며 행사 준비에 매달리고 있다.
강병조 사무관은 『아이들이 가장 보고싶다』면서도 『아셈은 25개국의 정상들이 참석하는 대규모 국제행사인 만큼 빈틈없이 준비해야 원활하게 치를 수 있다』며 참을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행정자치부 기획예산담당관실에 근무하는 조성배씨는 『공무원들이 정시에 출근하고 정시에 퇴근하는 직업이란 말은 옛 이야기로 10월은 일상업무와 국감준비로 온종일 책상을 떠날 수 없다』며 『요즘 정부청사 공무원들은 대부분 오전7시에 출근해 오후11시30분이나 되야 퇴근하고 휴일도 거의 쉬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최석영기자
입력시간 2000/10/17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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