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자금 조달보다 빚 갚는데 주력
올 상반기 순상환액 1조7천억원
대기업들이 올 상반기에 실적 호전과 설비 투자축소로 현금이 넘치자 빚을 갚는데 주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12월 결산 상장사 가운데 자산 1조원 이상인83개사(금융사는 제외)가 외부자금의 조달보다 상환에 적극 나서 순상환액이 총 1조7천억원에 달했다.
해외에서는 8천543억원을 순조달한 반면 국내에서는 2조5천543억원을 순상환했다.
증시 등 자본시장에서는 유상증자를 통해 410억원을 순조달한 것을 제외하고는자산유동화증권은 8천744억원, 회사채는 4천251억원, 기타 1조3천672억원을 각각 순상환했다. 기타에는 SK의 기업어음(CP) 상환액 9천884억원이 포함됐다.
돈 빌린 곳을 금융기관별로 보면 은행과 종합금융회사에서는 각각 1조4천10억원,2천563억원을 순조달한 반면 보험에서는 823억원, 여신전문금융회사에서는 676억원,증권사 등 기타 금융사에서는 4천491억원을 각각 순상환했다.
순상환액은 한국가스공사가 7천74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현대건설(6천585억원), POSCO(5천889억원), SK텔레콤(5천190억원), SK(4천638억원) 등의 순이었다.
순조달액은 LG전자가 5천50억원으로 가장 컸고 LG화학(4천682억원), KT(4천656억원), KTF(2천730억원), 신세계(2천339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상장회사협의회 관계자는 "기업들이 현금 유동성이 풍부한데다 설비투자 위축으로 자금 수요마저 감소하자 적극적으로 빚을 갚고 있다"며 "담보가 걸린 자산유동화증권이나 금리가 은행보다 비싼 제2금융권의 부채를 많이 상환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기자
입력시간 : 2004-08-26 10: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