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김치를 문화콘텐츠로 만들자


한민족의 혼이 담긴 김치가 지난 2006년 미국 월간지 '헬스'에서 세계 5대 건강식품의 하나로 선정된 후 김치에 대한 세계 각국의 소비자들의 관심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영부인 미셸 오바마가 백악관 텃밭에서 기른 채소로 김치를 담갔다는 사실이 트위터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면서 김치가 다시 한번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류 붐을 타고 글로벌 주류 도약


하지만 김치가 이렇게 세계적인 음식이 되기까지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김치가 세계인들에게 본격적으로 소개되면서 수출이 급격히 증가하게 됐다. 이에 김치의 국제표준규격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우리 정부는 1996년 3월 국제식품규격위원회에 김치 규격 제정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2001년 7월 김치의 국제규격이 승인되기까지 5년 동안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함께 한일 간에 김치 명칭 등을 중심으로 오랜 기간 지루한 공방이 계속됐다. 뿐만 아니라 최근엔 중국이 김치를 중국 '파오차이'의 짝퉁이라고 주장하는 등 주변 국가들의 시샘이 날로 커지고 있다.

김치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 발효식품이자 한식의 첨병으로서 국민 식생활과 식품산업 측면 모두에서 매우 중요한 식품이다. 김치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식문화적 유형 문화유산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김치의 전통적 제조기술인 김장은 우리 선조들이 개발한, 뛰어난 신선채소 보존기술로서 한민족의 얼이 담긴 대표적 무형 문화유산이다.


이러한 김치가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 아직도 그 영향력이 미미한 것이 사실이다. 세계김치연구소가 2012년 실시한 주요 유럽 국가 소비자 조사에서 아직도 김치 인지도가 20%에 못 미친다고 나타났다. 또 수년째 연간 1억달러에서 정체되고 있는 김치 수출 지표도 다시 한번 반성해야 할 중요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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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 김치가 글로벌 시장에서 주류로 자리 잡을 도약의 계기를 얻고 있다. 바로 한류(韓流)이다.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대장금을 보고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듣고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김치를 포함한 한식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김치를 하나의 단순한 수출 품목이 아닌 문화 코드로서 바라보는 전략적 관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김치가 식품의 개념을 뛰어 넘어 문화 전반을 아우르고 있는 만큼 한류와 함께 김치 식문화를 문화 콘텐츠로 발전시켜 한국의 국격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식품을 넘어 문화코드로 육성해야

김치 종주국의 위상을 제고하고 김치산업 육성 및 김치 세계화를 추진하기 위해 우리 정부는 2010년 세계김치연구소를 설립했다. 또한 지난해 1월 김치산업진흥법이 시행되는 등 김치산업 발전을 위한 기본 토대가 정비됐고 아시아와 미주를 중심으로 현지 김치기업이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수출과 현지화라는 두 가지 양립된 목표를 융화하고 글로벌 김치 식문화를 확산시킨다면 2016년에는 정부의 김치산업 진흥 종합계획의 목표대로 김치 수출이 두 배가 되고 글로벌 식품 시장에서도 김치가 주류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또한 한식의 첨병으로 김치를 발판 삼아 고추장과 같은 우리 전통 발효식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자리 잡는 것이 한층 빨라질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김치는 우리 민족의 혼이 깃든 문화유산이며 한식 세계화를 이끌 우리 식품산업의 중요한 신성장동력이다. 김치의 가치를 되새기며 '글로벌 김치 문화 창조 및 확산'이라는 비전을 향해 국민 모두가 관심과 사랑을 가져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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