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론, 관광장관 피살관련 팔 무장단체에 '전쟁' 선포극우 강경파인 레하밤 지비(74) 이스라엘 관광장관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에 의해 피살되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관계는 최악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17일 "테러분자와 협조자, 테러분자들을 파견한 사람들을 모두 근절하기 위한 전쟁"을 선포, 한 때 해결 조짐을 보이던 팔레스타인 문제가 원점으로 되돌아 가게 됐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은 미국의 아랍 달래기 일환으로 팔레스타인의 독립국가 창설에 동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중동평화안을 조만간 미국측에 제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지비 장관 암살사건이 터지자 이번 주 초에 완화했던 요르단강 서안 지역 왕래를 다시 제한하는 등 강경한 자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군사보복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샤론 총리는 이날 소집된 의회 특별회의에서 "모든 책임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져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군사ㆍ정치ㆍ국제 등 모든 분야에 대한 재평가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특히 특별회의에서는 외국 방문이 잦은 아라파트 수반의 발을 묶어두기 위해 가자지구에 있는 팔레스타인 공항을 봉쇄하는 방안도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아라파트 수반은 지비 장관의 죽음에 애도를 표시하는 한편 암살자들을 체포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입장이다.
실제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날 아라파트 수반과의 전화 통화에서 지비 장관을 암살한 팔레스타인 인민해방전선(PFLP)을 해체하라고 촉구하면서 만약 아라파트 수반이 이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전 중동지역에 불이 붙을 것임을 각오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PFLP가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의 산하 단체지만 이스라엘과의 잠정 평화협정에 반대해 오는 등 아라파트 수반과는 일정한 거리가 있어 해체와 같은 조치를 취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은 이번 암살자들에 대한 무력 사용을 선택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최근의 아랍 분위기를 감안, 사태 개입에는 제한이 있을 수 밖에 없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관계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에 비유되고 있다.
정구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