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연수 중인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4일(현지시간) "한국 정부의 대북 강경노선이 북한의 개성공단 상주인력 축소 및 통행제한 조치 등 위기상황을 초래하고 남북 간 대화 분위기를 허물어뜨렸다"고 지적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 초청 특강에서 "지난 10년간 외교적 대화 노력을 통해 남북관계가 크게 진전돼왔으나 최근 한국 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으로 불과 10달 만에 10년의 성과를 잃어버리게 됐다"고 비판했다.
통일부 장관 재직 때 개성공단 프로젝트를 주도했던 정 전 장관은 "외교적 대화 노력이 남북 간 신뢰관계를 쌓고 한반도를 비핵화하기 위한 효율적인 정책이라고 믿고 있으며 대북 강경 노선 일변도로 남북관계를 악화시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05년 6월 특사 자격으로 방북,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면담했던 때를 소개하며 "5시간 동안 만났는데 김 위원장이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와 미국의 동향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북핵 등 이슈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가 서로 오고갔다"고 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