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용띠 동갑' 박 대통령-김한길 대 이은 인연

김 대표 선친 박 전 대통령과 정치적 대립<br>'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구속되기도

오는 16일 국회에서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3자 회담이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과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대를 이은 인연이 화제다.

'1952년생 용띠 동갑'인 두 사람 선친의 관계는 악연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 대표의 선친 김철 전 통일사회당 당수는 정치적으로 날카롭게 부딪혔다. 끝내 김 전 당수는 1976년 6월 서울고등법원에서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징역 2년, 자격정지 2년을 선고 받았다. 1975년 반공법 위반 혐의로 대구지법에 구속 기소됐던 통일사회당 중앙상임위원 박모씨 사건의 공소장 사본 등을 언론에 배포했다는 게 이유였다.

김 대표는 헌법재판소가 올해 3월 긴급조치 1ㆍ2ㆍ9호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리자 선친의 명예회복을 위해 지난 6월 선친에 대한 재심을 청구했다. 13일 오후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선친의 '긴급조치 9호 위반' 재심 재판에서 김 대표는 "긴급조치 제9호는 참정권, 표현의 자유, 집회ㆍ시위의 자유 등 국민의 기본권을 지나치게 제한하거나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과 김 대표는 최근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을 둘러싸고 김 대표가 13일 현재 서울광장에서 45일째 장외투쟁을 벌이는 등 긴장관계를 이어왔다. 국정원 문제의 해법을 놓고 두 사람의 시각차가 워낙 커 3자회담에서 팽팽한 기 싸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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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박 대통령과 김 대표는 과거 나름대로 우호적 인연도 있다. 김 대표가 1993년 TV토크쇼 '김한길과 사람들'을 진행할 때 수필집을 낸 박 대통령을 초청했다. 김 대표는 당시 "박근혜씨가 청와대 안주인 노릇을 하는 동안 저는 긴급조치로 감옥에 갇힌 아버지를 면회 다니며 세월을 까먹으면서 살았다. 우리가 이렇게 다른 사람인데 한 시간 동안 잘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것은 참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과 김 대표는 이후 정치인으로 변신한 뒤 2006년 제1야당인 한나라당 대표와 여당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로 다시 만났다. 당시 박 대통령은 사학법 반대 장외투쟁을 주도했고 김 대표는 사학법 재개정 논의 재개를 고리로 국회를 정상화시켰다.

고광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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