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ㆍ美 정상회담/월가 반응] “동맹균열 우려 씻었다”

한ㆍ미 정상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상호 신뢰를 확인함으로써 지난 대선 이후 한ㆍ미 동맹관계의 균열에 대한 뉴욕 월가의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점에서 긍정적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북한이 지난 12일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폐기하겠다고 위협하고, 이번 정상회담의 문구가 애매하게 선택됐다는 점에서 북한 핵 문제에 대한 월가의 불안감이 말끔히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이 기자 회견에서 “한국 경제에 대한 신뢰감을 느낀다”며, “한국이 경제의 성장 엔진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한 것은 한국에 대한 국제신인도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월가의 많은 한국 전문가들은 북한 핵 문제를 둘러싸고 한ㆍ미 동맹의 균열을 걱정해왔다.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존 체임버스 이사는 “북한 문제로 인해 한국과 미국 사이에 틈새가 커지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양국간 경제관계가 유지되려면 반세기 동안에 밀접하게 유지돼 왔던 한미 관계가 복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먼브러더스의 애널리스트 케빈 첸은 “노무현 정부의 포용정책과 부시 행정부의 대북 강경 자세 사이에 견해차이가 존재하고 있다”며 “한ㆍ미간 대등한 관계를 찾으려다 한ㆍ미 관계가 손상당한다면 한국에 부정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며 서로를 치켜올리는 모습은 국제금융시장에 한ㆍ미 관계가 복원됐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웰스 파고 은행의 손성원 부행장은 “노 대통령이 국내 사정도 있지만, 미국과의 동맹을 확인함으로써 미국에서 좋은 평가를 받게 됐고, 결국은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언론들은 이번 정상회담으로 한ㆍ미간에 오해와 불신이 완전하게 해소되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뉴욕 타임스지는 양국 정상이 대북한 전략에 대해 모호한 표현을 사용했다고 논평했다. 이 신문은 “두 정상간에 우의를 확인했지만, 북한에 대해 경제 제재 여부, 핵 사찰 재개등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없었다”며 양국이 서로 다른 해결방법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정상회담에 깊이 관여한 미국 소식통을 인용, 노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군사력 사용을 배제할 것을 부시 대통령에게 요청하지 않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정상회담에 앞서 콘돌리사 라이스 백악관 안보담당 보좌관과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아직 어떠한 결정을 내리지 않았으며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밝혀 애매한 표현 이면에 양국간에 견해차가 있음을 시사했다. 두 정상이 북한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지만, 협상이 깨지고 북한의 위협이 증대할 경우 추가 조치를 취할 때 월가의 분위기가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손 부행장은 “북한이 미국의 요구를 듣지 않을 경우 미국은 강경으로 갈 것”이라며, 한국에 대한 미국인들의 불신이 완전히 없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정상회담에 앞서 사설을 통해 “주한 미군이 더 이상 총알받이(cannon fodder)가 될 수 없다”며 “부시 대통령이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의 견해를 받아들여 노 대통령에게 미군 철수를 요구하라”고 주장했다. CNN의 앵커 루 돕스는 저녁 경제프로인 머니 라인에서 주한미군 철수에 대한 찬반 논쟁을 진행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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