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반도체·컴퓨터등 주력품목 증가세 확산수출이 회복기조로 들어섰다.
4월 수출 증가율은 당초 예상과는 달리 10%에는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14개월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를 나타내 이제부터 수출 회복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3월부터 수출과 함께 내리 감소세를 보이던 자본재와 원자재 수입이 10% 이상씩 증가한 것은 긍정적인 현상으로 평가된다. 기업들이 앞으로의 경기를 낙관하고 설비투자와 생산능력을 확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직까지는 본격적인 수출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지적된다. 미국 경기 불투명, 엔화 약세 등 변수가 많이 남아있고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다시 한풀 꺾이고 있다.
◇ 주력 수출품목 증가세 확산
올들어 무선통신기기, 자동차 등 일부 주력 품목으로 제한된 수출 상승세가 반도체, 컴퓨터 등 다른 품목으로까지 확산되는 추세다.
반도체는 작년 1월(-2.0%) 감소세로 돌아선 후 16개월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를 보이며 9.3% 늘어났다. 1ㆍ4분기까지 각각 8.9%와 15.3% 감소했던 석유화학과 일반기계도 0.4%, 6.6% 증가했다.
선박은 1ㆍ4 분기 중 27.1% 감소했지만 4월에는 본격적인 물량 인도에 힘입어 11.1%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무선통신기기는 39.6%의 증가율로 높은 성장세를 유지했다. 자동차(17.8%)와 컴퓨터(27.6%)도 두자릿수의 증가율을 보였다.
김재현 산업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은 "액정표시장치(LCD) 등 주력 수출품목의 단가 상승이 수출 회복세를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미국ㆍEU 등에 대한 수출도 늘어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온 미국과 유럽연합(EU)시장에 대한 수출이 모두 플러스로 돌아서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3월중 미국과 EU로의 수출은 각각 4.1%와 8.9% 감소했지만 4월에는 10.0%, 17.6% 늘어났다.
중국에 대한 수출은 1ㆍ4분기에 5.0% 늘어난 데 이어 4월에는 무려 21.0%나 증가했다. 그러나 엔저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일본에 대한 수출은 1ㆍ4분기 중 29.6% 감소한데 이어 4월에도 13.1%나 줄어들었다.
◇ 자본재 수입 증가로 수출 전망에 청신호
경기 회복에 대한 기업의 기대심리가 반영되면서 자본재와 원자재 수입이 10% 증가한 것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최근의 수출 회복 조짐은 재고 조정과 맞물렸던 것이라면 앞으로의 수출은 설비투자에 따른 본격적인 확대 단계로 나아갈 것임을 알려주는 현상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자본재 수입 증가는 앞으로의 수출 동력이 늘어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어 긍정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 본격적인 수출 회복은 하반기에나
지난해 5~6월 수출액이 상대적으로 많았기 때문에 5월부터는 한자릿수 증가율에 그치겠지만 하반기부터는 두자릿수 이상의 본격적인 성장세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봉규 산자부 무역정책국장은 "수출은 통상 연말로 갈수록 물량이 늘어나는데 지난해는 5~6월을 피크로 떨어지는 비정상적인 패턴을 보였다"며 "5~6월 두 달간 정체기를 거쳐 하반기부터는 두자릿수의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2000년 4ㆍ4분기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로 돌아선 수출선행지표인 신용장 내도액(4.3%)이 3개월 전후로 반영되는 것을 감안하면 7월부터 수출증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병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