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11일 “국정 비상상황”이라며 야당에 결단을 촉구했고 민주통합당은 청와대를 향해 야당을 이겨야 한다는 강박감을 버리라고 요구하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조직 개편안 협상이 진전을 이루지 못하자 “지금은 국정의 비상상황”이라며 “국가 안위를 위한 민주당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특히 “대선기간 새 정치를 말씀했던 문재인ㆍ안철수 후보와 같은 분들이 목소리를 내서 지금과 같은 ‘정부 발목 잡기’를 종식하고 새로운 정치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야당은 새 정부가 안보ㆍ경제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조속히 내각 구성을 마무리 짓고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즉각 나서야 한다”며 “국회 선진화법을 국정 발목 잡기 등 당리당략에 악용하는 구태정치를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민주통합당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야당 시절을 돌아보라”며 ‘역지사지(易地思之)’를 주문하며 압박했다. 박기춘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청와대도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며 “출범 초기에 야당을 이겨야 한다는 강박감을 버리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어 2004년 야당인 한나라당의 대표였던 박 대통령이 “양보는 힘 있는 쪽에서 하는 것”이라고 한 말을 거론하며 “야당 대표 시절 발언에 답이 있다”고 강조했다.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는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문희상 민주당 비대위원장이 정부조직 개편안의 조속 처리에 공감했다는 보도에도 “문 위원장은 협상을 대통령 의지대로만 하려는 것을 걱정하고 국회가 해법을 내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는 심정을 피력했을 뿐”이라고 부인했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이날 접촉을 갖고 주말 동안 마련한 절충안을 제시하며 협의에 나섰지만 입장 차이만 확인하는 데 그쳐 정부 파행운영이 더욱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는 커지게 됐다.